인사(人事)
인사(人事)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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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학교에서 2월말은 인사가 이뤄지는 시기이다. 승진과 전보가 주요내용이지만 실제로 학교교육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교의 인적자원을 조직하고 배치하는 일이다. 새로운 임지, 동료, 업무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기이기도 한다. 21일 단행된 승진이나 전보는 교육지원청의 몫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학교교육의 효율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이 학교 내의 인사이다.

조직에서 업무의 중요성, 업무량 등은 직장 내에서 개인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척도가 된다. 업무량이 많다거나 어렵다고 불평할 일은 아니다. 이는 자신의 전문성의 척도가 되고 이름값을 올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대동소이한 일이지만 업무의 부담이나 부서 배치는 인사권자에 의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때로는 불평이 있을 수도 있고, 만족할 수도 있다. 인사권자에 의해 빛나지도 않는 업무, 열악한 환경에 배치 받는 개인은 억울한 측면도 있다.

교장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고, 모든 직원이 같은 입장이다. 모든 것을 성과로 평가하는 체제에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불만이다.

학교 인사 중에서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교과 전담교사나 기피업무 담당자의 배치이다. 중·고등학교는 교과담당 교사이지만 초등교사는 전 교과를 지도한다. 교과 전담 교사라 하여 해당 교과에 전문성을 갖추고, 원할 경우 담임을 맡지 않고 중·고등학교 교사들처럼 특정 교과만 지도하는 데 상당한 액수의 담임수당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생활지도 어려움 때문에 비담임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고,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교사처벌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담임 배정, 생활지도 담당자의 배정은 한층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도교육청에서는 전보할 때 부여하는 가산점을 없애버렸다.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초등학교의 경우는 가산점이라는 유인책이 있을 때도 전담교사를 희망하는 경우가 적어 배치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금 학년도에는 더욱 어렵게 되었다. 지역이나 학교 급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인데 성급한 조치가 아니었나 싶다.

인사는 만사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인사를 잘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크게는 국가의 인사, 시도교육청 단위의 인사로부터, 작게는 학교단위의 인사에 이르기까지 학연, 혈연, 지연, 라인, 계보 등에 근거한 인사는 조직을 정체시키거나 퇴보시키는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 조직 내부의 불신을 초래하고 조직의 응집력을 와해시키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한 인사는 구성원들을 신나게 만들고, 일을 더 잘 하기위해 능동성,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 억지로 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성과를 이루어 낸다. 인사는 조직운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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