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헥사 알고리즘(Hexa algorism)
시론-헥사 알고리즘(Hexa algorism)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05 18: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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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선거연수원 초빙교수·역학연구가

이준/선거연수원 초빙교수·역학연구가-헥사 알고리즘(Hexa algorism)


헥사는 6을 말한다. 알고리즘은 ‘수의 연산을 이용하여 명확하게 정의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두 개념을 연결한 헥사 알고리즘은 현상묘사를 위해 흔히 사용하고 있는 여섯 낱말을 연결하여 살펴보는 방식이다. 6의 숫자로 표현 할 수 있는 것들은 물질 및 현상계에서 아주 많다. 6이라는 숫자는 동양의 상수론에서는 물을 말하고, 눈의 결정은 육각형이다. 벌집 벤젤 등도 육각형이다. 주사위는 정육면체이다. 육각형 패턴은 힘의 작용에서 가장 안정적인 구조이다. 여섯 개의 차원에서 인문사회와 물질계를 통합하여 설명하려는 상징적인 개념이 주역 괘의 6효이다. 시그마라는 통계용어를 차용한 식스 시그마(six sigma)란 품질관리방식도 있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한 때 이 경영방식은 완벽성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풍미하였다. 좌표역시 xy 2차원의 평면적 표기에서 xyz 3차원 입체로 발달하고, 그리고 더 세밀한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6차원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발달로 6차원 알고리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많이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에 맞추어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사유방식에 있어서도 평면적 접근방식에서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것으로 변화되고 있고, 또 그런 사유방식을 요구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물결이 이처럼 고차원으로 진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화석화된 인식의 부스러기들에 집착하여 고함을 지르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낡은 이념을 붙잡고 미세먼지로 풍화된 소리들로 숨 막히게 하는 있는 일들이 지금도 이 땅에서 넘실댄다. 변방의식이랄까. 스산하고 찬바람 이는 세태 속에서 세상 사람들을 제멋대로 갈라붙이기 보다는 흑백동일 원근무차별로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리더십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헥사 알고리즘 방식으로써 우리 현실을 그려 보자면 다음과 같다. 즉 보수와 수구 꼴통, 진보와 종북 좌빨, 아웃라이어와 아웃사이더라는 여섯 개의 낱말이 그것이다. 이 낱말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태동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무슨 목적으로 들어와 사용되었는지는 확실치는 않다. 그리고 이 낱말에 대하여 제각기 개념 규정하는 작업들이 무량하지만 저마다의 소리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낱말들에 대한 감정적이고 배타적 개념 규정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여 모두가 바라는 대동사회의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보다는 서로를 반목 질시 증오하게 하면서 분열과 이전투구의 나락으로 내동댕이치고 있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 건전한 보수와 진보는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개처럼 없어서는 안 될 보완 기제라고 말들은 하면서도 건강한 보수 및 청아한 진보가 뿌리를 내리기엔 매우 척박한 풍토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논쟁만 일삼을 뿐 토론이 없기 때문이다. 논쟁이 칼싸움이라면 토론은 서로 다름을 보듬어 안는 포용과 이해의 행위이다. 보수는 어느 듯 수구꼴통으로 덧칠되어 그 목소리에 힘이 없고, 진보는 종북 좌빨의 프레임에 갇혀서 그 맑은 바람이 시끄러운 잡소리로 각인된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산업을 일구어 나가는 고독한 아웃라이어의 참신함은 금방 아웃사이더의 백일몽으로 낙인찍혀 그 창조적 발상을 토로하는 순간 그 존재자체가 물거품으로 꺼진다. 오죽하였으면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전파상 주인이 되었을 것이고, 아이슈타인은 고액 과외 보따리를 들고 다니고 있을 것이라는 자조적 비아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말이다. 우수한 대학을 나와도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인사들이 즐비하게 언론을 도배하는 우리현실과 교육풍토를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까. 출세와 성공과 삶에 대한 우리의 인식방법과 사유체계를 재점검하여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갈라진 감정을 통합하려는 해법에 대한 공감대가 없으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포용적 리더십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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