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부는 서로가 잘 모셔야한다
칼럼-부부는 서로가 잘 모셔야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12 19:2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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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부부는 서로가 잘 모셔야한다


인연은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에 상대 쪽의 인력(引力)으로 인하여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인연에 의한 것인데, 사람들은 현재에 감사하지 못하고 부족한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그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서둘다보니 웃음을 잃고, 격랑에 휩싸인 나룻배처럼 흔들리면서 발버둥을 친다. 허심탄회한 마음과 포용력으로 욕심을 내려놔보라.

무식해도 마음을 잘 쓰면 대우 받고, 유식해도 마음을 잘 못쓰면 천대받으며 살게 된다.

특히 가정살림을 이끌어가는 주부에게는 다음과 같이 일곱 종류의 아내가 있다.

첫째, 남편을 무시하면서 다른 남성을 좋아하는 아내는 살인자(殺人者)와 같은 아내다.

둘째, 남편이 힘들게 벌어들인 재산을 외부로 빼돌리거나 낭비하는 아내는 도둑(盜)과 같은 아내다. 셋째, 아내의 임무는 다하지 않고 게으름피우며 남편만 부려먹는 아내는 주인(主人)과 같은 아내다. 넷째, 어미가 마치 자식을 보호 하듯이 남편이 벌어다 준 재산을 잘 보호하는 아내는 어머니(母)와 같은 아내다. 다섯째, 마치 누이가 아끼고 사랑하듯 남편을 존중하는 아내는 누이(妹)와도 같은 아내다. 여섯째, 남편을 다정한 친구처럼 돌보아 주고 아껴주는 아내는 친구(親舊)와 같은 아내다. 일곱 번째, 직원이 사장에게 헌신하듯 어떤 경우에도 화내거나 거슬리지 않고 잘 따르는 아내는 노예(奴隸)와도 같은 아내다.

첫 번째부터 셋 번째까지 해당하는 아내는 죽으면 지옥에 태어나고, 나머지는 선처에 태어나는 것이다. 이 가르침을 잘 숙고해서 따라주면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가정을 이룰 수가 있다. 가끔은 똑똑한 여자가 시원찮은 남편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탄하지 말라.

똑똑한 아내 덕에 시원찮은 남편이 덕 좀 보고 살면 못난 남편 덕에, 똑똑한 아내의 가치는 더 높이 올라가게 된다. 무식해도 배우자노릇 잘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유식하면서도 배우자노릇 제대로 못한 사람도 있다. 좌우지간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잘 섬겨 모셔야한다.

부부란 죽는 날까지 함께 희로애락을 겪으면서 사랑하고 미워하며 밀고 당기는 싸움의 연속이다. 싸워라. 죽는 날까지 치열하게 싸워라. 그러나 사랑과 보람과 행복을 찾기 위해 건설적이고 발전적으로 싸워라. 어떤 경우라도 물고 뜯고 싸우지는 말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서 그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배우자이기에 부부는 동지이자 가장 강한 적이다.

천하의 권력자 앞에 만인이 움츠려도 배우자는 그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대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항상 오순도순 즐거워하며 남편이 구걸하는 뒤를 부인이 깡통을 들고 따라 다니고, 아내가 소 몰고 앞장서 가는 뒤를 남편이 거름지고 따라간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는 것이다. 자신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장점·단점 부끄러운 면까지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배우자다. 부부가 다정하지 못한 것은 수치이며, 살아가면서 점점 금수(禽獸)처럼 변해 가는 것 또한 크나큰 수치이다.

만약 배우자를 괄시하면 그대도 대접받지 못할 것이며, 남편이 아내를 가정부 취급하면 남편은 머슴 취급받게 된다. 가정 살림은 아내의 손에 달렸다. 남편이 공해 속에 어금니 깨물고, 등뼈가 휘도록 일해 벌어온 돈으로 사치와 낭비를 일삼는 아내라면 결국 그 가정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남편이 절망적이라면 아내 또한 절대 희망적일 수 없다.

부부는 서로를 위하고 섬기며 보약보다 귀중한 미소로서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누구나 늙으면 하는 말 또 하고 대변보러 갔다가 소변만 보고나와 또다시 화장실을 찾게 된다. 그런 날이 오기 전에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답게 서로를 잘 모시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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