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지리산향기45-별들에게 물어봐!
도민칼럼-지리산향기45-별들에게 물어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20 18: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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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별들에게 물어봐!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도시의 하늘에도 별은 뜬다. 지리산 골짜기에도 빛이 난무한다. 사진가로 왕성히 활동하는 이원규 시인이 악양 평사리 논에서 은하수를 찍어 오던 날, 나는 진짜 은하수냐고 몇 번을 물었다. 평사리 부부송을 가운데 두고 주위의 도로 불빛이 매우 강한데 그 위에 은하수도 선명하게 찍힌 것이 너무 의아해서였다. 몽골의 밤하늘, 히말라야의 고지대에만 별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불빛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별을 보면서 희망을 읽었다. 어둠속에서 빛난다는 건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신념처럼 비춰졌다. 한해가 다가고 있는 12월의 어느 날에 문득 별을 말하는 것은 그 빛이 주는 동화 같은 아름다움은 고사하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행성을 따지는 과학의 충실함도 아닌 체, 이 지구에 자칭 별들이라고 하는 나라들, 사람들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지고 던지는 말들 때문이다.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거리에 나왔던 지난겨울, 밤하늘 은하수처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서 보수니 진보니 시답잖은 편 가름 없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조기 대선을 치르게 했다.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다는 기대로 축하와 격려의 축배를 들 사이도 없이 또다시 편을 나누는 세상에서 선거 때나 나오던 안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요즘 실태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하는 지루한 싸움처럼 북핵 문제를 서두에 세우더니 사드가 들어오고 중국은 자기네 나라를 겨냥한 것이라며 화를 내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일본은 호들갑을 떨고 미국은 감히 어딜 우리까지 위협하느냐고 난리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해야 문제가 풀린다는 지혜는 어린아이에게서 배우라는 말이 있다. 우스꽝스런 포스터로 종종 SNS에 떠도는 그림 한 장,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포스터 표어에 ‘그리기 지겹다 통일해라’를 보면서 남북의 대치국면으로 우리 국민의 피로도가 지나쳐 이제 무관심에까지 이르는 지경인데 한해를 보내는 이 순간, 올해 듣는 말 중에 많은 차지가 ‘전쟁’이라니 참 서글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옛날 별들의 전쟁을 벌인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공식적인 입장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이다. 전쟁을 하지 않으려면 이 말싸움부터 말려야 한다. 싸우려고 할 때 말리면서 하는 말의 첫 서두가 ‘말이나 들어보자’ 인데 어떤 싸움이든 왜 싸우려고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조건이 붙으면 그 조건을 가지고 또 싸운다. ‘너 고개 숙이고 나와야 나 너랑 이야기 해’는 애초 풀 생각이 없는 것이다. 고개 숙일 놈이면 멱살을 잡으려고 달려들지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모두 한반도의 전쟁을 반대하는데 이 지구상 유일하게 멱살을 잡고 패대기를 쳐야 북한의 버릇을 잡는다고 말하는 나라가 있다. 쉽게 말하면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념관을 짓기 위하여 특혜로 땅을 구입하다 적발되어 위기를 느끼자 적을 외부로 돌려 정권연장만을 꾀하는 아베 내각은 ‘한반도 전쟁이 나면 피난민을 가려서 받겠다’ ‘북한을 선제공격해야 한다’는 등 한반도의 전쟁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 전범 국가이면서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증명이 되어 모두가 다 아는 우리의 위안부 강제 동원과 강제 징용, 중국의 난징학살을 인정하지 않는 극우세력이 일본의 정권을 잡고 있다. 안보와 외교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정석의 정치를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위하여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켜 재미를 보고픈 아베정권을 찾아가 한 배를 탄 자국의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당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정치가 바뀌지 않고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우리 지역은 나라를 팔아도 이 정당만을 찍는다는 조직 논리로 나가기 이전에 조직 없이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의 대표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럽의 극우는 자국의 우월함과 민족주의로 타 민족을 배척하는게 문제인데 우리는 어찌하여 외세에만 의지하여 자국의 존엄마저도 저버리는지, 그 옛날 MBC 개그프로의 이경규씨처럼 ‘별들에게 물어봐’라고 해야 하는지, 전범국가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도 모르고 같이 군사훈련을 해서 ‘우리나라를 잡아 잡수이소’ 하는 정치판 별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당신들이 내뿜는 빛은 밤을 밝히는 희망의 빛인가? 상대 운전자를 위협하는 상향등(하이빔)인가? 그들이 답하지 않으면 진짜 별인 국민이 답을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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