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의 나라 부탄 왕국
금연의 나라 부탄 왕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2.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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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기대 바이오과학대학장
2008년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하고 본 대학에서 국제농업협력사업을 수행하였다. 이 사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양국간의 교류협정서 체결을 위하여 부탄 농림부 세럽 차관님과 공무원(비비라이, 도도, 우겐)을 초청하였다.  본 대학 김조원 총장님과 부탄 농림부와의 선진과학기술 및 인적교류를 주 내용으로 하는 MOU를 맺었다. 우리는 향후 진행될 사업의 기초가 되는 견문을 넓혀주기 위하여 녹차산업의 선진지 보성 다원 조성지, 하동 야생 녹차밭, 하동녹차연구소, 도예전시장, 산청 약초재배지, 함양 약초연구소 등을 두루 방문하였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선물꾸러미를 몇 개씩 준비하였다. 그 내용으로는 부탄 미니 국기, 우표모음집, 부탄차(향차), 나무그릇, 간이지갑, 족자, 대바구니, 식탁포 등이었다. 좀 세련된(!) 나의 시각으로 볼 때는 현재 우리 환경에 적용시키기가 어려운 품목들이었다. 하지만 주로 수공업으로 만들어진 그 선물 하나하나는 그들이 가져온 포장용 종이 백에 정성을 담아 건네었다. 그 때 생각으로 나도 부탄을 방문하게 되면 관계기관과의 교류활성화에 반드시 선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공무원 3명은 4주간의 녹차, 발효차 및 대용차의 재배에서부터 생산, 다례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주마간산으로 교육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한국에서 익힌 기술을 부탄에서 차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개최하였다. 부탄의 중부지역 삼촐링 마을은 100여년 전에 제2대왕이 녹차나무의 소엽종과 대엽종을 심어 현재까지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이 동네는 아직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서 밤은 길고, 손만 내밀면 북두칠성 일곱 별자리도 만질 수 있을 것 같다.

부탄을 방문할 기회가 있어 선물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어떤 종류의 것을 고를까 고민을 하던중 현재 부탄에도 한류(韓流)는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우리나라 드라마와 아리랑 TV가 인기가 많아서 한국의 것이면 무엇이든 호감을 갖는다고 한다. 특히 인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단다. 혹시 부탄을 간다면 인삼제품이 품위유지에 좋을 것 같다. 식사에 초대가 되면 한국에서 무얼 가져왔는지 무척 궁금해 한다. 방문할 장소가 많은 경우는 고위직이든, 하위직이든 숫자를 늘려서 각자의 손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부탄 입국장 공항에서 생긴 일이다. 한 고위간부는 담배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듣고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우리나라 생산 담배를 두 보루 준비하였다. 마침 우리는 부탄 정부의 초청단이어서 외교관 통로로 통과하였다. 입국절차 서류는 관계 공무원들이 대행하였다. 이층 로비에서 출국수속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위에서 웅성웅성 하더니 나에게 공관원이 다가와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고 묻길래 담배라고 하였다. CCTV를 통하여 세관원들이 내손에 든 담배를 발견하였다. 통역을 하느라 이리저리 몇 번 왔다갔다 부산하더니 부탄에서는 본인이 피우는 것이라도 한 개피당 벌금(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여 약 20$를 지불하였다.   

천혜의 오염되지 않은 히말라야의 보물섬 부탄에서는 담배 생산 및 판매행위를 법으로 금하고 있다. 담배를 하루라도 피우지 못해서 금단증상을 나타내는 애연가들은 반드시 여행기간 동안 자신의 몫을 확보하여야 한다. 부탄산 담배는 생산도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곳에서도 팔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가면서 담배를 피우면 경찰이 와서 경찰서로 가야 한단다. 식당내에서도 흡연은 허락되지 않으며, 모퉁이나 외진 구석만이 애연가들이 갈 곳이다. 국민건강을 위한 이 정책은 잘 계획된 정책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부탄인들 중 외국에서 다른 문화를 접한 사람들은 자국의 정책에 불만을 갖기도 한다.

요즈음 대학가는 신입생들로 해서 활기충전이다. 같이 사는 대학생 아들 녀석과 신입생들에게 일금일립 할 것을 당부한다. 일금은 건강에 백해무익하다는 담배연기에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배우지 않기를, 그리고 새로운 삶의 장이되는 대학생활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서 건강 100세를 사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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