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절에서 합장과 절을 하는 이유
칼럼-절에서 합장과 절을 하는 이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26 18:4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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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절에서 합장과 절을 하는 이유


옛날부터 인도에서는 서로 합장(合掌)을 하고 ‘나마스테’하며 인사를 해왔다.

합장은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뜻이며, 다섯 손가락을 붙이는 것은 눈(眼), 귀(耳), 코(鼻), 혀(舌), 피부(身)등이 색깔, 소리, 냄새, 맛, 감촉으로 흩어진 다섯 감각기관들을 한군데로 모아 경건해진 마음으로 수행하여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한다.

합장을 하면 척추를 중심으로 좌우의 균형이 잡히고,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을 이루어 건강은 물론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생각의 균형까지 바로잡아준다. 바른 자세가 될 때 바른 행동이 나오므로 이때 손가락을 벌리거나 두 손에 틈 세가 생기면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내가 못났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모든 상대를 섬길 수 있음으로 철이든 사람이며, 내가 제법 똑똑하고 잘났다는 생각으로 꽉 차있으면 아직 철이 덜든 사람이다.

큰 바다는 높은 곳에 있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 있듯이 사람도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할 줄 알아야만 큰 인물이 된다. 우리에게는 발 두개가 있지만 가는 길은 바른길이거나 잘못된 길 중에서 한길만을 골라 가는 수밖에 없음으로 날마다 바른 길을 가도록 노력해야한다.

모든 타락과 실패는 게으름과 썩은 정신에서 온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때는 남들로부터 존경받고 대접받는 때이다. 그런 것에 도취되다보면 망하는 길이 열리며, 음해를 당하거나 천대받고 괄시받는 때가 오히려 나를 분발하게 하므로 발전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나를 좋아하고 칭찬하며 따르는 사람들은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마군(魔軍)이 되지만, 나를 중상모략 하고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분발촉진제가 되므로 원수가 아닌 나의 은인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미워하거나 또는 칭찬에 우쭐하지 말고, 자신을 더욱 낮추어 나가야한다.

절을 하는 것은 곧 하심(下心)하는 것이며, 자신을 내려놓고 낮추면서 아상을 없애는 행위로서, 일체의 선인악업(善因惡業)을 다 버리고,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하기 위함이다.

가령 사랑하는 두남여가 다정하게 누워 사랑의 밀담을 나누다가도 다툼이 일어나면 언성이 높아지다가 더 심해지면 일어나 앉게 되며, 계속되면 일어나서 고개가 올라가고 눈을 부릅뜨게 되며, 더욱 심해지면 폭력사태로까지 발전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내가 옳다는 아상이 강한 상태이다. 그러다가도 아차, 내가 잘못했구나하고 인정하는 순간, 치켜떴던 눈이 내리깔리고, 고개와, 허리까지 숙여지다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대고, 눈물을 흘리면서 죽을죄를 지었으니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은 이생과 전생에서 자신이 알게 모르게 지은 죄업이 많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면 언제 어디서든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을 수 있다. 절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사(人事)이다.

상대를 존중한 마음이면 자신의 신체 중 가장 높은 이마를 가장 낮은 바닥에 대고 스스로를 낮추어서 분쟁을 피함과 동시에 평화를 얻을 수가 있다. 절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저 바닥까지 스스로를 낮추어서 더욱 작아지고 낮아지며, 모든 것을 계속 비워내는 과정이다.

사회인들도 큰 결심을 했을 때 삼보 일 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세 걸음을 걷고 한번 절하는 것으로 첫 걸음은 탐욕, 두 번째 걸음은 노여움, 세 번째 걸음은 어리석음을 완전히 비워내겠다는 뜻이다. 어떤 사람도 그동안 정직하게만 살아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승자는 패자를 향해 스스로를 낮추고, 패자는 자신을 더욱 낮추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도록 하자. 가정이나 직장에서 자신을 낮추는 절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그만큼 밝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매일 절 운동으로 건강과 겸손함을 챙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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