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삶의 흔적과 의사소통
홍민표의 세상스케치-삶의 흔적과 의사소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21 18:3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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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삶의 흔적과 의사소통


나는 요즘 작업을 하면서도 대중적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생각해본다. 젊은 시절 신인 등용문인 국전에 출품 준비를 하면서 입선이라도 간절히 염원하면서 메달렸던 아마추어 작 수 십점을 들춰보면서 허탈해 하면서 실의에 빠졌던 지난 시절이 되 살아났다.

내 딴엔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삶을 힘겹게 이겨왔는데 어떤 생각으로 어떤 소재를 선택해서 제작했는지 그리고 어느 전시에 출품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는데 자그마한 미술관이라도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소망해 오기도 했다.

이런 옛 작품들을 보니 당시 삶의 현장에서 내가 잘 버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흔적 한 점도 없는 기억이야말로 무용지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관폭


느낌과 감정을 화폭에 담아 실력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홀로 고독하게 노력으로 제작한 것이어서 불안과 쓸대 없는 것을 비운 세월이기도 했다. 과거 이런 밑바탕이 있었기 때문 이었을까 이제는 풍요롭게 소유하기 보다는 좀 풍성하게 존재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해마다 가을이면 미술관도 참으로 많이 다니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그냥 둘러보는 것뿐이었다.

요즘에 와서야 미술관에 대해 느끼는 일이지만 전시의 기능이 주요한 문화유산으로서의 미술작품의 존재와 의미를 드러내어 주는 것이라면 교육이야말로 이들 미술작품에 대해 재대로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을 주목적으로 해야 함을 믿는다.

미술관을 성격상 사회교육기관으로 분류한다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누구라도 작품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시오 라고 학습의 의무를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다.

미술관이라는 곳은 기획된 작품을 전시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독특한 미적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일 뿐이다.
 

▲ 산수


문화의 시대에 석정미술관을 언제까지나 생각만 하고 있을 것인가? 남은 생을 오늘도 영혼의 갈증을 풀기 위해 나의 삶을 성찰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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