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북한 평창올림픽 정치 선전장 착각말라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남북한 단일팀 구성과 입장식과 응원할때 사용하는 깃발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북한은 선수단 규모를 46명으로 IOC로부터 승인받았는데 선수 22명과 임원 24명으로 구성되며, 북측 기자단도 21명이 참석하게 될 전망이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하기로 함에 따라 이팀에 북한선수 12명이 가세함으로 대한민국 선수 23명을 포함해 납북단일팀 엔트리는 35명으로 결정됐다. 남북한은 이번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KOREA’라는 이름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행진하게 되는데 기수는 남북에서 각각 1명씩 남자선수 1명과 여자선수 1명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그렇게도 남북 대화재개를 원했지만 들은척도 하지 않던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예술단과 응원단까지 보내면서 호들갑을 떨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적극적으로 올림픽참가를 반기는 것을 두고 현재 여.야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그러나 한가지 특이할 사항은 20-30대 그것도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을 이끈 촛불혁명을 주도한 청년층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의 급작스런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80%에 달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와 정부여당은 물론 국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정부가 남북회담을 통해 금강산 올림픽 전야제 등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강원도 평창 주민들은 우리가 20년 동안 피땀 흘려 유치했는데 금강산 행사가 뭐냐며, 마치 강원도민들이 힘을 합쳐 평창올림픽을 위해 도랑쳐 놓으니 가재는 북한이 잡는 꼴이 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한 강릉 시민은 “올림픽 개최지는 평양이 아니라 평창”이라고 강조했다니 강원도민들이 매우 섭섭한 모양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선수들이 정치 뉴스에 이렇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민감해하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올림픽에서 본질인 스포츠와 선수는 사라지고 남북이란 단어만 쏟아진다”고 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선 "위안부 합의를 피해자와 소통 없이 했다고 비판한 정부가 아이스하키팀 선수단의 피해자들과는 무슨 소통을 했느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도 말을 바꾸며 아이스하키 북한선수단 참가 숫자를 놓고 번복을 거듭하기도 한 것을 볼 때 사전에 철저한 준비없이 즉흥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 공식적으로 아이스하키팀 출전권을 딴 국가이나 북한은 출전자격도 획득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우리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감독이 내뱉는 불평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다 할지라도 그들이 핵을 포기하거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개성공단길과 금강산 관광길을 이용하면서 금강산 문화 행사 등을 포함해 이번 올림픽을 최대한 그들의 선전장으로 이용하려 할 것이다. 남북이 공동 훈련하기로 한 마식령 스키장은 유엔 제재를 위반한 사치품과 장비들이 널려 있는 곳이라고 알려진바 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여러 차례 이 스키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되레 정부는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 행사에는 문화·종교·시민단체 인사들을 대규모로 참여시키려 하고 있다. 문화부는 한 술 더 떠 19일 업무보고에서 올해 아시안게임을 포함, 국제 대회에서 추가로 남북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북한이 평창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내려 보내는 것은 그들이 핵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국민이 20여년간 힘을 쏟아 유치한 평창올림픽이 북의 정치적 선전장이 되는 것을 용납해서는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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