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설 명절
진주성-설 명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08 18: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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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설 명절


설 명절이 다가온다.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생활이 안정되고 가정사가 맺히거나 막힌 것이 크게 없어 근심걱정 덜 한 사람들이야 설 명절이야 말로 기다려지는 가장 즐거운 날일 게다.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좋고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도 서슴없이 표하거나 답례할 수 있는 기회라서 좋고 어쩌다 적조했던 사이도 새해 안부로 인연을 끈을 다잡을 수 있어 좋고 사소한 다툼이나 작은 갈등이 있었어도 덕담 한마디의 주고받음으로 원만한 관계를 되찾을 수 있어 좋고 더러는 용서하고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라서 더욱 좋은 날이 설 명절이다. 설을 신일이나 달도라고 하여 근신하고 조심한다는 뜻도 풀어서 맺힘이 없게 하여 서로에게 거스르지 않고 덧나거나 탈나지 않게 하여 원만함의 새로운 시작과 지속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원단이나 원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이든 지속의 이음이든 소소한 일이라도 시행을 하려면 기회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별것도 아니라도 용기를 갖지 않으면 이행이 어렵다. 설 명절은 이러한 기회와 용기를 갖게 하는 새로운 시작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더 없이 기다려지는 즐거움의 명절임이 분명하다.

반면에 설 명절이 다가오면 걱정이 앞서는 이들도 꽤나 많을 게다.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이 이래저래 속이 상하고 몸도 상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명절증후군이라는 신종어가 생겨 난지도 꽤나 오래됐다.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층층시하로 한자리에 여럿이 모이다보니 일이 많아서 피곤하고 격식이 많아서 번거롭고 돈이 많이 들어서 속이 상하고 해묵은 이야기들로 말이 많아서 탈이 생기고 이루지 못한 게 있어 부끄럽고 내 맘 몰라줘서 서운하고 어떤 것은 부러워서 속이 상하고 안 들어도 될 것도 들어서 상처받고 안 보고 안 보여줘도 될 걸 보고 보여줘서 험이 생기는 등 몸도 상하고 마음까지 상처를 받으면 애 터질 노릇이다. 차량정체로 지옥 같은 날밤을 새워가며 고향을 찾아 먼 길 온 가족이나 하마나 도착되려나하고 목을 빼고 기다렸던 가족들이나 모두가 모여서 즐거움을 한껏 나누고 싶어 하던 설 명절이 아니던가. 만나서 반갑고 함께해서 즐겁고 나누어서 흐뭇한 설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가정마다 만복이 깃드는 새로운 시작의 즐거운 설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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