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산 남녘의 봄을 준비한다
고창 선운산 남녘의 봄을 준비한다
  • 장금성기자·자료제공/한국의 산하
  • 승인 2018.02.08 18:36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운사 동백숲·낙조대 등 명소 많아
▲ 전북 고창 선운산 선운사 동백

남녘의 봄이 동백으로 피어난다.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피고 지기를 계속해 봄꽃인지 겨울꽃인지 분간이 안되지만 짙푸른 잎새와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정열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지금 당장은 만개한 동백을 볼 순 없지만 강력한 한파가 기승을 부려도 새하얀 눈 속에서 한점의 붉게 피어나는 꽃망울이 ‘봄은 오고 있다’고 알려준다.


동백은 난대성 상록 활엽수로 제주를 비롯한 남부 도서지방과 울산, 울릉도, 변산반도, 강화도, 대청도까지 서식한다. 특히 해안가 근처에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동백이 피는 곳은 풍광이 뛰어나다. 3월에서 4월 초순까지 만개하는데 각 지역마다 시기가 다르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에 위치한 선운산(禪雲山 335m)은 그다지 높지는 않으나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 만큼 계곡미가 빼어나고 숲이 울창하다. 특히 선운사의 동백숲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Ehgks 산골이 깊고 물이 맑으며 수림이 울창해 절경을 이룬 하늘과 바다가 한 빛으로 붉게 물들어 태양이 바닷물 속으로 빠져드는 황홀한 경치를 볼 수 있는 낙조대,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놀고 갔다는 선학암 등과 봉두암, 사자암, 용문굴, 만월대, 천왕봉, 여래봉, 인경봉, 구황, 노적봉 등 많은 명소가 있다.

또한 주위에는 구황봉(298m)·경수산(444m)·견치산(345m)·청룡산(314m) 등의 낮은 산들이 솟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도솔산(兜率山)이라 했으나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창건한 선운사(禪雲寺)가 유명해지면서 선운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때 89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선운사에는 현재 도솔암, 참당암, 석상암, 동운암이 있다.

 

▲ 선운산 능선에서 바라본 배맨바위

선운산 주봉은 도솔산, 수리봉으로 불리는 선운산 뒤 봉우리로 대부분의 자료에는 선운산을 336m로 표기하고 있으나 현재의 지형도에는 선운산 표기는 없고 천왕봉 329m로로 표기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전국 산 높이 정비사업’에 의해 2007년 12월 발행한 ‘한국의산지’ 산명사전편에는 335m로 표기되어 있다.

산세는 별로 크지 않으나 숲이 울창하고 곳곳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동백나무 군락이 있는 등 생태적 가치가 크고 도립공원으로 지정(1979년)된 점 등을 고려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 선정됐다.

특히 선운산은 동백숲으로 유명하다. 제주도와 울릉도 여수 오동도의 동백숲이 유명하지만 이곳 선운산 동백숲을 으뜸으로 친다. 선운사 뒤쪽 5000여평의 산비탈에 수령 500년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3000여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나무의 평균 높이가 6m, 수관의 직경이 8m 내외이며 가장 큰 나무는 그 밑부분의 지름이 80㎝에 달하며 동백숲 주변에는 다른 나무가 자라지 않아 순림에 가깝다.

천연기념물 184호로 지정돼 있으며 4월에는 동백꽃과 벚꽃, 진달래꽃이 한데 어우러져 흐드러지게 핀 장관을 볼 수 있다.


춘백으로도 불리는 선운사 동백은 가장 늦게 핀다. 하동의 매화가 지고 난 4월부터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절정은 4월 하순, 선운산 동백은 4월초부터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5월초순까지 피어나 선운사 뒤쪽 동백숲은 꽃병풍을 두른 듯 장관을 연출한다.

미당 서정주는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막걸리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니다’라고 늦은 동백을 노래하고 있다.

선운산 입구 바위 절벽에는 내륙에서는 제일 큰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이 자라고 있다. 또한 송악 못지 않게 유명한 나무가 수령 600년을 자랑하는 장사송(천연기념물 제354호)이다. 장사송은 적송으로 큰 가지가 여덟으로 갈라져 우리나라 팔도를 상징하는 듯 하다.

산행기점은 선운사다. 정읍이나 고창에서 흥덕리 삼거리를 경유하는 버스를 타고 선운사 입구에서 하차한다. 선운산 산행은 자신의 체력에 맞춰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선운사-석상암-수리봉-참당암-선운사로 이어지는 코스는 2시간 거리로 가장 짧지만 선운산을 제대로 볼 수 없다.

4시간정도 소요되는 선운사-수리봉-국사봉-낙조대- 용문골- 천마봉-도솔암 코스가 대표적이다.

선운사에서 완만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나타나는 참당암은 앞마당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과 법당 옆의 흘러 넘치는 약수로 생기가 넘쳐 난다.

참당암 왼쪽 길로 들어서서 숲이 끝나는 곳부터는 온갖 비경의 연속.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왕비 도솔과 공주 중애를 데리고 수도했다는 진흥굴, 대숲과 동백으로 둘러싸인 도솔암과 나한전, 커다란 암벽 틈에 제비집처럼 아슬아슬하게 끼어있는 도솔천 내원궁 등이 감동적이다. 마당바위인 만월대 주위의 투구바위, 안장바위, 감투바위, 등의 형상도 기이하기 짝이 없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굽어 들어 칠송대의 마애불과 또 하나의 거대한 천연굴문인 용문굴을 지나면 바로 위쪽이 이 산의 정상인 낙조대다. 이곳에 올라서면 눈앞에 전개되는 탁 트인 서해바다가 시원스럽다. 석양에는 하늘과 바다가 한 빛으로 붉게 물든 가운데 태양이 바닷물 속으로 빠져드는 장관을 포착할 수 있다.

선운사-석상암-수리봉-참당암-천길바위-낙조대 길을 택할 수도 있는데 초가가 잘 보존된 석상부락을 지나 수리봉 정상에 이르는 능선길은 붉게 물든 진달래 꽃밭이 봄 정취를 한껏 돋운다.

하산은 낙조대-동불암마애불상-도솔암-장사송-진흥굴을 거쳐 선운사로 내려오는 길을 택한다. 장금성기자·자료제공/한국의 산하

▲ 선운산 천마봉에서 바라본 낙조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