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칼럼-절망에서 희망으로
보훈칼럼-절망에서 희망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11 18:3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절망에서 희망으로


평창올림픽 계기로 남북의 꽉 막힌 통로가 잠시나마 해빙의 기온이 넘치는듯 하지만, 미소 뒤에 감추고 있는 발톱을 경계함은 당연지사다.

김영삼 정부때의 남북합의서에 먹물이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뒤집은 것부터 김대중 정부, 그 이후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혈세를 주고서도 항상 치명적인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인명살상은 말할 것도 없고…전 국민이 핵 등 극악한 무기의 노이로제에 걸려있고 북한동포들은 기회만 되면 지옥의 땅을 벗어나고자 목숨을 건다.

탈북자 3만 시대가 아닌가!! 안타깝게도 그들의 1%는 자유가 넘치고 자본주의의 경쟁사회에 적응을 못해서 탈북때의 이판사판 심정을 잊어버리고 향수병을 앓다가 되돌아가기도 한다.

재입북 초기엔 선전도구로 이용되다가 곧바로 정치범 수용소 같은 막다른 곳에 처박힌다는데 그들에겐 굶주림과 구타가 선물이란다.

2차대전때 유럽을 치맛자락으로 주물렀던 2중간첩인 미모의 마타하리가 떠올랐다. 종편방송에 나와 북한의 치부를 얘기하던 임ㅇㅇ이라는 여성이 어느날 북한중아방송에 나와서 속고, 회유 당해서 남한의 방송에 나갔지만 장군님 은혜를 못 잊어서 되돌아 왔으며 남한땅은 사람이 살곳이 아니라고 온갖 욕설을 해대었다. 풍문엔 남아있는 가족을 데려오려 중 갈라진 민족의 비극이고, 반복될 수도 있을 서글픈 현실이기도 하다. 가슴이 짠해서 그 여인의 팔자가 기구하지 않기를 빌어보았다.

70년대 초에서 말까지 십여년을 부산에서 살았다. 피난살이 하면 떠오르는 사십계단이 총총히 있는 동광동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사선에서 돌아온 용기와 열정으로 조그마한 사업체를 꾸려서 열심히 일해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면서 발전을 거듭할 무렵 호사다마라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말았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몸을 혹사했고 거래선 접대로 두주불사하며 야망에 매달린 교만함의 벌칙이었다. 안되면 되게 한다는 20개월 전장에서 살아남은 배짱이 지나쳤다. 병원을 전전하면서 절망만 쌓여갔고 강물같이 구름같이 세월만 가버렸다. 인생의 황금기를 병상에서 보낸 그 세월은 솔로몬의 영화로도 되살 수 없고 솔로몬의 지혜로도 되돌릴 수가 없었다. 첨단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공지능인들 필자를 포함한 참전노병의 애환을 보상할 수가 있으랴. 하얗게 무서리 내린 백발의 사연을!!

전쟁의 비극은 우리로써 끝내야 한다. 언젠가는 DMZ의 철망이 걷어지겠지만 그날을 위해 각 군은 새해 비상한 각오와 다짐 속에서 혹한기에도 가혹한 훈련을 하고 있다.

특수전부 뿐만 아닌 모든 ㅇ사병이 극한상황을 대비한 훈련에 임함은 평시의 땀이 전시의 피와 같기 때문이다.

대폭 인상된 사병들의 수당은 더욱 사기를 올려줄듯 하다. 모처럼 부는듯한 남북의 교류의 훈풍이 평창 이후에도 지속되면 좋으련만…핵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니 토사구팽이 안되도록 당국에 바래본다.

한에 지나친 양보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노력으로 봐달라고 했던 평창의 함성, 얼었던 땅이 갈라지면서 새싹이 돋듯 남과 북에 평화의 기운만 넘쳐나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기를 말이다.

(지나간 얘기지만 저 높은 곳 신년인사회 초청에 응하지 못했다. 집중치료 중이었고 휠체어 타고 천리먼 곳은 무리였다.) 그후 1월 16일 국방 TV 진중시네마에서 본인의 영화 내일로 푸른하늘을 재방영하기에 보면서 위안을 삼았다. 지난날 KBS1, 2TV와 케이블 TV에서 여러번 방영되었지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