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 어디서 툭 튀어나와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사기(士氣)는 물론 인격적으로도 부도덕하게 비치게 만들어 관중수의 급감을 예고하고 있다.
아마도 스포츠 대중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 낸 ‘스포츠 토토’라는 ‘내기’에 기인한 듯 하다. ‘스포츠 토토’는 승부를 예측하여 승률을 맞추면 배당금을 주는 형식으로 경마와 경륜 등과 마찬가지로 그 정도가 심하면 도박이 되는 것이다. 건전한 여가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스포츠 토토 사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체육진흥을 위하고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위한 공공사업이지만 이것이 변질됨에 따라 현역 선수들을 유혹하여 승부 조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기’와 ‘도박’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인 의미로 ‘내기’는 물품이나 돈 따위를 일정한 조건으로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고, ‘도박’은 돈이나 값나가는 물건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일로 정의되고 있어 얼핏 보면 비슷한 말들이다. 그러나 어감(語感)은 전혀 다르다. 언론에서 흔히 말하는 승부조작이나 그 밖의 혐의로 누군가가 연루되고 체포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도박의 개념으로 그 처벌이 과중하다.그러나 내기를 했다고 언론이나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그 차이의 첫 번째는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의 순수성(純粹性)이 될 것이다. 내기는 그야말로 즐거움이 될 것이고, 도박은 돈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기의 출발은 즐거움을 위해 의도 되지만, 도박은 오로지 요행으로 혹은 남을 속여 돈을 벌기 위한 행위이다.
두 번째 차이는 투자되는 액수의 차이가 될 것이다. 내기는 비교적 부담이 없는 적은 물건이나 돈이 될 것이고, 도박은 좀 더 귀중한 물건이나 큰돈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내기는 비록 지더라도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손실이 덜 하지만 도박은 실패의 경우 심하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 피해를 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성공의 경우는 긴장감과 짜릿함이 더해져 중독성으로 이어져 항상 위험요소가 따라다니지만 점점 헤어나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세 번째의 차이는 내기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가 바꿔질 수 있어 긍정적으로 비춰지지만, 도박은 노력 보다 요행에 의하여 좌우되어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마지막 차이는 뒤풀이의 유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현장 속에서 내기를 한다. 배드민턴, 테니스 그리고 축구 등으로 게임을 통한 나름의 내기를 한다. 이 속의 ‘내기’는 더 한층 승부욕을 더해주고 박진감을 넘치게 하여 즐거운 시간이 되게 한다. 또한 경기 후에는 이를 안주 삼아 간단하게 식사와 술자리에서 웃음꽃을 피우게 만든다. 아마도 밤새워도 못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것이다. 고수는 하수에게 또 하수는 하수끼리의 푸념으로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도박은 뒤풀이가 없다. 돈 잃고 기분 좋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도박의 경우는 ‘다음에 보자’는 식의 원망으로 이어지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카지노나 노름판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진정으로 축하해주고 어울려 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리고 확률적으로 내가 돈을 따면 다른 사람들은 분명히 그 만큼 돈을 잃어야 하는 것이 도박이다. 잃은 본전 생각에 또 하게 되는 것이 도박이라 분명히 가까이 할 것이 아님에는 틀림없다.
우리는 오늘도 자기의 노력을 믿고 내기를 한다. 내기에 이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이겼을 때 즐거워하며, 졌을 때 아쉬워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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