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8)
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8)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18 18: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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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함께 하는 세상(8)


2018년 2월 9일부터 시작된 평창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얼음과 눈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순간순간을 마음 조리게 한다. 전 세계의 많은 선수들이 4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순간적인 실수로 그동안 땀 흘려 쌓은 노력이 거품처럼 되어서 안타까움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어떤 종목에서는 희비가 엇갈려 실망과 기쁨이 교차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세계의 동계스포츠 축제이어서 서로가 축하해주고 기쁨을 같이 하는 선수도 많아서 보기가 좋다.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도 이제는 높은 관람의식을 자랑한다. 무작정 경기의 승패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선수를 향해서는 박수와 응원을 보내줄 줄도 아는 성숙된 관람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실수를 하는 선수들도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승패 때문에 상대방을 건드려 실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안타까움을 보이기도 한다. 그와는 반대로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한 대가로 성적을 거둔 상대선수에게 다가가 축하를 해주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이는 선수도 있어 더 돋보이게도 한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는 찬탄을 자아내며 모든 이들이 선망의 대상과 함께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영웅이 되다시피 한다.

쇼트트랙 종목은 우리나라의 강세종목이다. 특히 여자선수들이 가장 많은 메달을 가져오는 종목이다. 하계 올림픽에서의 양궁과 비슷하다고 할까! 계속해서 메달을 목에 거는 우리 선수들이 있는 종목이라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응원을 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순간의 실수로 메달과 멀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서, 함께 안타까워하고 그동안 땀 흘려 노력한 고생이 헛된 일이 되는 것에 마음 아파하면서 보아주는 모습에서 우리는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며칠 전에는 우리나라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종목이 있었다. 남자 스켈레톤 종목이다. 다른 선수들과 많은 차이를 보이며 4차 시기동안 한번도 1등을 놓치지 않고 우승한 윤성빈 선수로 인한 것이다. 물론 6위라는 기록으로 1등에 가려서 조금밖에 빛을 내지 못하는 김지수 선수도 있지만 말이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과 열띤 응원 속에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 선수, 그 선수의 우수한 자질을 일찍부터 발굴해 그 길로 걷게 해준 선생님,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 고락을 같이하면서 지도해준 코치 선생님과 여러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많은 사람들, 힘들고 고된 훈련을 소화해가면서 최선을 다한 본인과 그 옆에서 격려로 힘을 북돋아준 가족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영광이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아이의 미래가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미래가 되어야 즐겁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되고 성취했을 때 보다 많은 행복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물론 곁에서 보아온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그 아이의 특성과 소질을 파악하고 이끌어 주는 것은 맞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 마음대로 부모님이 하고 싶은 일을 대신해서 아이에게 하도록 하여 대리만족하는 것은 절대 금물일 것이다.

아주 간소한 차이로 메달을 목에 걸고, 걸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서 과연 삶이란 이러한 스포츠와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순간의 실수로(내 실수로 혹은 내가 아니지만 피치 못한 상황에 따른 실수로) 실망의 맛을 느껴보기도 하고, 실망스러운 자세로 바뀌기도 하지만, 이겨내고 성공의 맛을 보는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는 내 삶을 대신하여 좋아하고 신나 하면서 응원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아니지만 함께 하는 스포츠, 우리는 마음속에서 갈구하는 꿈을 표현하는 하나의 몸짓이라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간에 연결되어 있는 끈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어 가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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