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 200% 즐기기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 200% 즐기기
  • 최원태기자
  • 승인 2018.02.21 18:39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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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4월 8일 성산아트홀 등 창원시 일원

따뜻한 봄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 만날 기회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Changwon International Chamber Music Festival, 이하 CHAMF)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창원에서 열린다.

창단 71주년을 맞이한 완벽한 호흡의 실내악 앙상블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을 비롯하여 뮌헨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더블베이스 수석 슬라보미르 그렌다,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 뷔에르앙상블 등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 150여명이 창원에 모인다.

이번 축제는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를 비롯하여 창원시 일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벚꽃이 꽃눈 되어 창원 곳곳을 덮을 때쯤 실내악의 선율로 새봄의 소식을 전할 예정인 CHAMF, 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장일범, 송영민과 함께하는 공연 프리뷰 =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클래식의 묘미를 제대로 선사하기 위해 공연 당일 9개의 CHAMF CHOICE 공연을 찾는 관객들이 30분만 일찍 도착하면 실내악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프리뷰를 진행한다.

음악을 이야기하는 남자,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JTBC 드라마 ‘밀회’의 오리지널 피아니스트 송영민이 매 공연 30분 전부터 20분간 연주자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감상 포인트를 짚어준다. 프리뷰어(previewer)들이 알려주는 포인트를 생각하면서 연주를 감상하면 훨씬 더 재미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피아니스트 송영민은 관객들이 보다 쉽게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멜로디를 짧게 연주하며 작곡가가 작품에 투영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체코 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 = 체코 현대음악의 거장들의 음악을 응집한 무대를 선보인다.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첼로로 이루어진 현악4중주는 흔히 16줄로 이루어진 한 악기의 소리로 비유될 정도로 오랜 연습과 경험에서 나오는 조화를 중요시한다.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은 오랜 세월만큼이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물 흐르는 듯이 유연한 연주를 선보이는 체코의 대표적 실내악 앙상블이다. 뿐만 아니라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은 민족주의적 체코 음악의 전통을 잘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오스트리아의 기악 형태에서 벗어나 폴카 등 민속음악의 리듬을 이용하여 토속적 정취를 드러내고 자유와 독립을 향한 진지한 열망과 희망을 담은 것이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특징이다. 이번 축제에서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은 체코 작곡가의 대부 스메타나부터 야나첵 그리고 수크까지 체코 현대음악의 거장들을 응집한 무대를 선보인다. 잘 다듬어진 사운드와 완벽한 밸런스로 체코음악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실내악의 미래, CHAMF 2018 창작곡 시리즈 = CHAMF 2018을 찾는 관객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기회가 있다. 바로 창작곡들을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먼저 듣는 특권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총 7개의 창작곡이 발표된다. 먼저 작곡가 최천희의 가야금과 현악4중주를 위한 ‘산조’를 비롯하여 창원 지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호준, 전욱용, 조우성 작곡가의 창작곡들이 소개된다. 창작곡의 연주에는 일본의 실내악 앙상블 혜미 현악4중주와 가야금 연주자 이언화님이 함께한다.

여기에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장인 작곡가 김성국과 창원대 김한기 교수의 작품이 각각 개·폐막 공연에서 세계 초연된다. 김성국 작곡가는 매년 다시 돌아오지만 영원히 누릴 수는 없는 봄을 온 몸으로 만끽하자는 의미를 담아 바이올린, 대금, 현을 위한 콘체르토 ‘다시 봄’을 창작했다고 한다.

김한기 교수는 기존 ‘창원 시민의 노래’에 기악적 성격을 부여하여 창원의 봄 정경을 표현한 피아노 퀸텟을 위한 ‘창원의 봄’을 발표한다. 또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는 인도네시아 작곡가 아난다 수칼란의 창작곡 ‘자카르타의 사라진 달빛’을 초연할 예정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는 이 작품은 베토벤 ‘월광’ 연주에 이어 공개될 예정이어서 두곡이 어떻게 닮은 듯 다른지 생각하면서 감상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베토벤을 사랑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하여 = ‘클래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곡가는?’ 이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베토벤을 떠올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베토벤은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작곡가이다. 지난 2015년 KBS 라디오 Classic FM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가 사랑한 클래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바 있는데, 실내악, 협주곡, 교향곡, 독주곡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베토벤의 작품은 5위권 내에 선정되었다.

베토벤을 사랑하는 클래식 관객들에게 4월 6일 ‘아메리칸 앙상블 :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의 프로그램은 더없이 반갑다.

인디애나주립대학교 제이콥 음대 교수진들로 구성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미국)는 베토벤의 작품을 다채롭게 해석하여 훌륭히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팀이다. 이날 공연에서 바이스 카플란 스텀프 트리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그리고 피아노 트리오 작품 70-1 ‘유령’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주제 선율을 제시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였다가 주제 선율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을 갖춘 곡들이다. 처음에 나온 주제 선율을 기억하였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어떻게 다시 재현되는지를 기대하면서 연주를 듣는 것은 하나의 감상TIP이 될 것이다.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 = 올해 축제에서 연주될 프로그램들은 매우 풍성하다. 고전 시대 위대한 작곡가들의 실내악곡부터 낭만주의 실내악곡과 체코 민족주의 작품들 여기에 현대 창작 실내악곡들까지. 화려한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은 멘델스존의 스트링 옥텟 내림마장조 작품 20이다. ‘옥텟’이라니 이름부터 생소하다. 실내악 작품은 3명 또는 4명이 연주하는 트리오와 콰르텟의 구성이 가장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곡은 4대의 바이올린, 2대의 비올라, 2대의 첼로를 위한 실내악곡이다. 이 작품은 빠른 알레그로로 시작하여 다소 느린 안단테, 격렬한 리듬의 스케르초 그리고 아주 빠른 피날레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4악장 구조이다. 그러나 형식적인 전통성을 제외하면 이 곡은 모든 면에서 독특하다.

베를린의 유복한 집안 출신인 멘델스존은 어린 시절부터 작곡 천재였다. 그는 겨우 16세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당시 그가 모델로 삼았을 법한 작품은 어디에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8중주곡은 오늘날까지도 매우 드물며 현악만으로 구성된 8중주곡은 전례가 없었다.

멘델스존은 “이 작품은 모든 악기가 교향곡의 관현악 스타일로 연주해야만 한다. 피아노와 포르테들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며 이는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더 강조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멘델스존은 섬세하고 잘 다듬어진 실내악의 특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교향악만큼이나 화려하고 강렬한 느낌을 이 곡에 담고자 한 것이다. 이 현악 8중주곡은 전무후무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남아있다.

작곡천재 멘델스존의 긍정적인 태도, 호기심 많은 지성, 삶에 대한 순수한 동경이 오롯이 담긴 이 곡은 4월 8일 일요일 폐막공연에서 이경선, 이리나, 마크 카플란, 웨이 허, 김상진, 최은식, 이정란, 피터 스텀프 이상 8명의 최정상 연주자들의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찬란한 봄날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곡을 들으며 새로운 봄날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어보자.

◆야외에서 만나는 CHAMF = CHAMF 2018이 진행되는 동안 진해에는 벚꽃이 만발할 시기이다. 벚꽃 구경을 나온 방문객들을 위하여 CHAMF가 실내악의 선율이 흐르는 벚꽃 거리를 연출한다. 4월 2일부터 7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해문화센터 체육관 앞 광장 야외무대에서 실내악 연주회가 펼쳐진다.

통기타를 메고 달달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창원거리아티스트 판꾼들이 야외 공연의 문을 열고 경남브라스 금관5중주와 아르끼 현악 4중주팀이 무대를 이어간다. 2일, 4일과 6일에는 경남 브라스 금관5중주의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가 예정되어 있고, 3일, 5일과 7일에는 아르끼 현악4중주 팀이 벚꽃축제에 어울리는 하모니로 군항제를 찾은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특히, 7일에는 오후 4시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국내오케스트라 수석 주자들과 솔리스트 브라스 연주자들로 구성된 금관 앙상블 코리안 아츠 브라스가 축하 공연을 연다.

야외공연은 실내 공연장 입장이 어려운 미취학 어린이 관객들도 실내악을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다양한 악기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담았다. 꽃비가 내리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인사를 건네 보자. 안녕, 악기야! 도심 속에서 고즈넉한 한옥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창원의 집에서 진행되는 고택음악회도 있다.

고택음악회는 지난 제1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에서도 약 400여명의 관객들이 모여 아티스트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교감하며 즐겼던 공연이다. 올해도 흥겨운 축제 한마당이 창원의 집에서 펼쳐진다. 재기발랄한 연주와 호방한 무대매너로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엮어내는 ‘수상한 유랑악단’ 악단광칠이 잔치의 판을 벌인다.

관객들을 미치고 팔짝 뛰게 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악단광칠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황해도 지역의 옛 음악을 소재로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복을 빌어주는 음악으로 전국을 유랑하는 창작국악그룹이다. 관객들을 환영하는 노래 ‘모십니다’를 시작으로 소망을 빌어주는 ‘얼싸’, 만선의 기쁨처럼 모두가 행복하고 흥이 넘치길 바라는 ‘어차’까지 3명의 보컬과 6명의 연주자들이 농밀한 호흡으로 발랄하고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인다. 여기에 장르의 경계를 깨는 그란탱고콰르테토와의 신선한 콜라보레이션도 준비되어 있어 기대가 된다. 고택음악회는 막이 내리고 나면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리워질 것이다.

◆변신의 귀재, 호른 = 부드럽고 섬세한 숨으로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는 관악기로 구성된 실내악 앙상블도 빠질 수 없다. 관악 앙상블은 크게 금관5중주와 목관5중주로 나뉜다. 금관5중주에는 두 대의 트럼펫과 호른, 트롬본 그리고 튜바가 참여하고 목관 5중주에는 플롯,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그리고 호른이 참여한다. 재미있는 것은 금관 악기인 호른이 목관5중주 구성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목관5중주를 구성하는 악기들 중 4대의 목관악기들은 각자 매우 독특하고 고유한 음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융화가 쉽지 않다. 여기에 금관악기 호른이 혜성처럼 등장하여 마법을 부린다. 호른은 목관 악기 소리 사이사이 빈 곳을 채우면서 조화를 이끌어낸다. 소리와 소리를 잇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금관5중주에서는 호른 특유의 풍부한 음색과 볼륨으로 화려함과 웅장함을 담당하는 매력쟁이 호른. 목관5중주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앙상블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맨(key-man)인 호른. 각 편성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해내는 호른의 소리에 집중하며 실내악을 감상해보면 어떨까? 이토록 다채로운 호른의 매력은 3월 31일 개막공연 : Spring Awakening과 4월 4일 상생 시리즈 I : 뷔에르 앙상블 & 그란 탱고 콰르테토의 공연에서 만나볼 수 있다.

◆CHAMF를 즐기는 꿀팁-CHAMF에 참여하는 다양한 방법 = 공연에 참석하는 것 말고도 CHAMF 2018 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마스터 클래스는 지난해에도 지역 꿈나무들에게 최정상 아티스트들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올해에도 CHAMF는 창원 지역의 음악 영재들이 세계적인 마스터들의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한다. 마스터 클래스는 4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피아노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 제이콥 음대와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역임한 야엘 바이스(Yael Weiss)가, 바이올린과 첼로는 현재 인디애나 주립대 제이콥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마크 카플란(Mark Kaplan)과 피터 스텀프(Peter Stumpf)가 각각 지도한다.

비올라에는 연세대학교 음대의 김상진 교수가 마스터로 참여한다. 마스터 클래스 대상자는 서류 및 동영상 심사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청강은 누구나 무료로 할 수 있다. 마스터 클래스는 4월 7일 10시부터 3·15아트센터 일원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열악한 실내악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서 실내악 워크숍 WANNA CHAMF를 기획하였다. 사전 공모 및 심사를 통해 선발된 3개의 실내악 팀들은 실내악 마스터들과 축제기간동안 교감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4월 7일 오후 2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창원지역 실내악 문화를 활성화하고 음악도시 창원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한팀은 창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팀으로 선발할 에정이다. 이날 공연에는 차세대 실내악 연주자들을 응원하고자 이주은 창원대 교수와 박정국 창신대 교수가 축하 무대도 선물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축제를 함께 준비하는 ‘어울리미(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이다. 일반 관객들을 위한 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 곳 이상의 공연장에 방문하여 스탬프를 수집해오면 기념품을 증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2018 창원국제실내악축제 홈페이지(chamf.or.kr) 또는 창원문화재단 홈페이지(cwcf.or.kr)를 참고하면 된다. 최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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