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지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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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2.26 18:2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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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지포지원


봄처럼 밝고 향기로운 커피향과 커피 매니아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커피는 단연코 에티오피아(Ethiopia) 커피다.

에티오피아 커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예가체프(Yirgacheffe)와 시다모(Sidamo) 지역은 1500m 이상에서 재배되고 재배 조건이 좋아서 1등급 (Grade-1)의 커피와 다양한 방식의 커피가 생산되는 반면,

​하라(Harrar) 지역은 3,000m 이상에서 물이나 제반 시설이 열악하여 최고 등급이 4등급(Grade48) 이상의 커피를 볼 수 없을 만큼 생두의 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썩거나 벌레 먹은 불량 생두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라 커피는 로스팅을 하거나 추출해서 마시기까지 손이 많이 가는 커피다.

분쇄하기까지 불량 원두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골라내야 하고 신경을 많이 쓰이는 커피이지만, 하라 커피를 버릴 수 없음은 다른 커피에서 느낄 수 없는 거친 듯한 밝고 신선한 향과 맛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자연스럽고 풍부하고 다양한 향을 논한다면 하라만한 커피가 없다.

오늘 마신 커피를 내일이면 마실 수 없을 듯 한 풍부하고 다양한 향은 마시고 난 뒤 자꾸만 생각을 나게끔 한다.

하라(Harrar)커피와 예가체프(Yirgacheffe)를 비교한다면, 하라커피는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의 자연에서 피어나는 매화나 수선화와 같은 야생화를 연상하게 하고, 예가체프는 온실에서 곱게 자란 튜율립 같은 느낌이다.

커피나 배우자는 매한가지인 듯하다.

온전하고 완벽한 것만 찾게 되면 그 곳이 어디인지 어디까지 인지 알 수가 없고 설령 찾게 된다하더라도 또 다른 완벽함을 찾게 되면 버릴 수 있음이고, 부족함이 있고 모자람은 그 빈 곳을 채워주고자 하니 그 부족함으로 더 깊은 사랑을 할 수 있음이고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오늘 4등급의 G4가 좋으냐? 1등급의 G1이 좋으냐? 묻는다면 단연코 부족함으로 인해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지포를 선택할 것이다.

사람또한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채워진 사랑이 아닌 채워주는 사랑을 해야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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