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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칼럼-그래도 희망의 꽃피고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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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7  18: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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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그래도 희망의 꽃피고

설원 위에서 올림픽 함성으로 평화를 노래했던 축제는 끝나고 봄을 맞은 대지에 꽃들이 희망처럼 피어난다.

축제와는 거리가 먼 시민들도 팍팍하고 시렸던 인고의 계절을 견뎌내고 다시금 용기를 내어 삶의 설계를 시작해 본다. 반드시 좋은 날이 올꺼라고 믿으며…

필자처럼 나이 먹은 사람은 미래의 기대치보다는 지나간 날의 향수에 젖어 사는 것 같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던 야산 언덕엔 복수초 할미꽃이 피고 진달래가 온 산을 물들이면, 뒤따라 찔레꽃, 아카시아, 산 벚꽃이 피어나던 유년의 고향 산천, 버들피리 불며 소년은 소 먹이러 가고 소녀는 나물 캐러 갔었지…어영부영 어쩌다 보니 옛말로 고려장할 나이를 지났다. 오죽하면 전쟁 통의 고달픔이나 보릿고개의 배고픈 시절도 향수처럼 아련할까?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풋사랑의 그 소녀 마냥…

탈북여성의 수년간의 노력으로 여유가 생기자 북에 두고 온 아들이 그리워서 재입북해 같이 살겠다는 모정이 지나쳤었나 보다. 간도 크게 북한의 보위성에 연락을 취했고 그들 요구에 응해 쌀을 130t이나 밀무역으로 보냈단다. 일억이 조금 넘는 돈도 문제려니와 휴머니즘으로 안아준 우리의 실정법을 어겼다.

인륜지정이 체제를 뛰어넘었는데 그리움을 삭이지 못해서라고 동정도 해보지만 글쎄올시다가 아닐까?

두만강 압록강을 뒤도 안돌아보고 죽어라고 도망칠 때의 그 심정은 어떻하고…꽃바람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모란이 피기까지는…

우국지사들은 피맺힌 시어로 나라 빼앗긴 절규를 토하며 민족의 봄을 기다렸고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도 모진 고문에다 순국까지 하면서 하늘높이 만세를 부르며 강산을 피로 적시기도 했다. 꽃을 대신해서 김마리아 유관순 등 숱한 여인이…아오내 장터의 3ㆍ1만세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한 봄날이다.

바다와 육지 영공에서 두 번 다시 이 땅의 불행을 되풀이 않으려고 불침범을 서는 장병들의 눈망울이 또롱또롱하다. 시대적 소명인지 문화계를 강타한 미투운동도 예사롭지 않다.

유교의 남은 타성인 가부장적 권위의식이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상처받게 했는지 양반가 선비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는 필자 또래의 나이든 인간들은 다 안다. 눈길조차 마주하기도 힘들었고 말 한마디로 작가나 연극인, 신입검사의 장래가 좌우되었던 세상이었다. 부장검사, 노벨상후보 시인, 연극계 대부, 회장들 등 시대의 거장에게 갑질을 당함이 당연한 듯 세상이 굴러왔다. 친일이나 성추행자의 시가 교과서에 실리고, 떵떵거리며 원로로 추앙받고, 정부의 서훈까지 받은 자가 한둘이 아니다.

올림픽빙상경기 팀 추월에서 드러난 추태도 빙상계의 갑질과 왕따를 보여 주었다.

적폐청산이 시급한 곳이 너무 많아서 세상살 날이 많지 않은 필자도 분노가 치민다.

만세소리 우렁찬 이 삼월에 악습들이 사라지길 간절히 바래보며 병원에 간다. 햇살도 눈부시고 개나리도 활짝 웃는다. 병원 창가의 목련도 배시시 웃고 24시간 계속되는 병마와의 싸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내 영혼에도 봄날이 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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