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신학기 입학식 소고
홍민표의 세상스케치-신학기 입학식 소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04 18:1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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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신학기 입학식 소고


새 학기 첫날 입학식이 시작되면서 44명의 신입생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학업에 전진하려는 새로운 결의를 다짐하는 모습이 퍽 기대되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이런 입학식 장면도 금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순간의 아이들 표정들을 바라보는 시간이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런 귀한 자리에서도 여전히 머릿속을 맴돌고 있던 생각은 인간의 적극적인 면과 소극적인 면이었다. 인간의 성질 가운데에는 소극적인 면에 중점을 두게 하는 삐뚤어진 특성이 있는 모양이다.

현재 법령의 일부 미비한 시행으로 수석교사들이 아직까지 기존 학교 시스템

▲ 원지 적벽산

에서 융화되지 못한 채 부유하는 모양새가 들어 나는데 학교의 수직적 관리자 구조에 끼어들지 못하니 내가 왜 이런가 하는 가슴앓이를 할 때도 있다. 업무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일도 없고 능력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소극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종일 침묵 무드로 지내면서 소통이 단절되니 왕따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한직에 몰려있고 조직에서 존재감이 없기에 당연히 영향력이 줄어든다.

침묵이 단연 불안을 일으킬 만도 하다. 그러나 반대로 기회는 창의 있는 사람을 항상 찾고 있다. 인간이 기회를 구하고 있는 이상으로 기회 쪽에서 인간을 구하고 있다. 기다리지 않고 해야 할일을 솔선해서 하는 인간을 말하는데 자발적으로 해야 할 일을 판단하여 자기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는 적극성을 가졌다면 그 사람은 선택된 소수의 동료 속에 끼이게 될 것이다.


왜 선택된 사람들의 대열에 참가하면서 역할을 하려

▲ 청류

하지 않는가? 더욱 한 걸음 전진하는 수석교사라는 길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를 발견하려는 성찰해가는 긴장감이 또한 행복감을 준다.

고난의 짐을 짊어지려는 마음가짐과 새로운 면류관의 무게도 감당해야 하지만 위축되지 말고 막중한 사명감과 비전을 함께 희망을 만들어 미래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핵심 리드 역할도 해야 한다.

작년 연말 바로 이 체육관에서 노래 2곡으로 전교생이 좋아하고 환호했던 나의 흥겨운 노랫가락을 들어보면 사는 게 이게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과 하께 기가 살아나기도 한다.

그때 불렀던 그 노래의 울림처럼 열린 생각을 품어 젊어지려고 오늘 입학식을 맞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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