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지리산 막걸리 학교 제10강
(10)지리산 막걸리 학교 제10강
  • 허성환 인턴기자
  • 승인 2011.06.19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강생 솜씨 뽐내며 시민들과 어우려져 전통 한마당

 

수강생 솜씨 뽐내며 시민들과 어우러져 전통 한마당
 
졸업작품전 대상 박계자.최우수 신종길.우수 문형준
특별상 조순덕, 공로상 허남건.오외숙씨 수상
 
 
심사위원들이 막걸리 품평회 심사를 하고 있다.
 
경남도민신문 부설 지리산막걸리학교 1기의 졸업작품 전시 및 품평회, 수료식이 15일 진주시청 맞은편 구 노동지청 마당에서 열렸다.
 
이날의 행사는 수강생과 진주시민을 포함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 강병기 정무부지사의 축전과 이창희 진주시장의 깜짝 방문으로 분위기가 최고로 고조된 가운데 지리산막걸리학교 1기의 대단원을 마쳤다.
 
수강생들의 졸업작품들은 대부분 수작(秀作)으로 그윽하고 진한 막걸리향기로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날 품평회에서 대상에는 박계자 수강생이, 최우수상에는 신종길 수강생, 우수상에는 문형중 수강생이 수상했다, 또 특별상에는 조순덕 수강생, 공로상에는 허남건, 오외숙씨가 수상했다.
 
  
 
 #이창희 시장 깜짝 방문 분위기 고조
 
 
이창희 진주시장이 행사장을 방문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있다.
 
수강생이기도 한 강병기 정무부지사는 바쁜 도정으로 인해 축전을 보냈다. “역사적인 1기 수료식을 갖게 된 것을 무척 의미 깊게 생각하며 오늘의 수료식을 계기로 지역인들 간에 화합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별손님으로 찾아온 이창희 진주시장은 막걸리 시음 후 수강생을 비롯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격려했다.
 
윤형석 1기 학생회장은 “오늘은 정말 영광스러운 수료식이다. 얼떨결에 3개월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학우들이 너무 고맙고 진주시민들도 많이 계신데 아쉽게도 오늘이 종강이다. 그러나 종강이 되어도 우리의 만남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막걸리학교 2기와 3기의 지속적인 만남을 염원했다.
 
 
 
#졸업 품평회 시민들 다양한 의견
 
 
안주와 함께 막걸리를 시음 중인 시민들.

다양한 졸업작품들이 전시된 가운데, 진주시민들의 발길은 맛깔스러워 보이는 작품 앞에서 머물렀다.

류재주 교수부장이 웅성거리며 서있는 시민들에게 “앞에 있는 술을 양껏 드시고 품평을 하시면 됩니다”고 안내하자마자 시민들은 폭발적으로 시음, 품평에 참여했다.

해당 작품의 수강생은 막걸리를 친절히 따라주고 준비된 안주를 권하는 등 시민참여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시민들은 곧바로 시음하고 스티커를 붙였다. 다양한 막걸리와 함께 안주를 곁들이며, 서로 권하고 추천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한 시민은 “이거 어디서 파는 거 내놓은 거 아니냐”며 상당실력에 도달한 수강생의 작품을 극찬했고, 다른 시민은 “이건 올리고당이 들어간 것 같다”며 첨가물을 분석해보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발효에 대하서 이야기하는 것도 준전문가 수준으로 “소금까지 살짝 넣어서 간을 했다”며 수강생의 노하우를 눈치 챌 정도였다. 막걸리열풍이 불면서 일반 시민들의 막걸리에 대한 지견이 상당 수준에 도달한 것을 대변했다.
 
처음엔 뜸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온 시민들의 발길이 북새통을 이뤄 생김치와 수육이 조기에 동나버렸다. 시민들은 한 손에는 종이컵 한 손에는 젓가락만 들고 있으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니면서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막걸리를 시음, 품평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중에 파는 유명 막걸리와 수강생들이 담은 막걸리를 같이 진열하여 첨가물이 들어간 것과 손수 빚은 것을 따로 비교 시음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수강생들은 시민들의 시음 도중에도 맛이 어떠냐며 질문을 하면서 물을 타서 알콜도수를 조절하는 등 시민들의 입맛에 맞춰보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막걸리학교 수강생들과 진주시민은 하나의 물결이 되어버렸다. 시민들은 막걸리학교 여성 수강생에게 “주모! 여기 막걸리 좀 주세요!” 라고 말하며 자유롭게 막걸리문화를 형성하는 등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강신웅 교장이 설명하고 있다.
 
강신웅 교장은 “경남도민신문에서 전통문화계승과 지역문화를 캐치프라이즈로 지리산막걸리학교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근래에 보기 드문 행사로 수강생 모두가 낙오 없이 해냈고, 지역문화의 사랑과 문화와 문화와의 만남을 시민들의 사랑으로 일궈냈다. 예상보다 초라한, 어쩌면 소원한 행사였을 수도 있겠으나 여기 모인 사람들의 함께하는 그 자체의 의미가 너무나도 크다”라고 말하고, 이어서 “이번 졸업작품전은 판매가 목적이 아닌 지역주민과 시민들을 위한 화합의 장이고 막걸리, 우리의 고유문화를 일리는 행사가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젓가락을 들고 진주시민들의 틈 사이에 끼여서 수강생들과 함께 막걸리를 시음했다.
 
그 와중에도 수강생들은 자신의 졸업작품에 대한 노하우를 서로 이야기하고 상대 분임조의 막걸리에 이스트를 넣고 안 넣고, 설탕, 사카린 등 무엇을 넣었을까 짐작해보면서 서로의 비기(祕技)를 점치기도 했다. 수강생들은 이론과 지식이 상당히 쌓인 상태여서 대체적으로 근접하거나 맞추었다.
 
수강생들은 참여한 시민들에게 품평을 위해서 종류별로 다 드시고 가야 한다며 시민들의 손을 잡고 항아리마다 이동하며 시음을 권했다. 손수레를 끌고 가던 한 시민은 수강생들의 권유에 “요 앞에 시장 갈 건데 취해서 시장도 못가겠다”며 그 자리에서 술꾼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조금씩 취해가자 조순덕 수강생은 “알콜도수 측정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멋모르고 계속 마시다간 가는 수가 있다”고 지나친 권유는 독이 됨을 당부했다.
 
품평회에서 참가자들이 손수 빚은 막걸리를 시음하고 있다.
 
몇몇 시민들이 취해버리자 분위기는 더욱더 고조되어 봉고차에 탄 시민들이 웃으면서 지나가기도 하고 잠시 멈춰 있을 때 눈길을 떼지 않는 등 신기한 관경에 넋을 잃고 보고 있었다.
 
약간 협소하기도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졸업작품전에 대해서 질문하자 황인태 경남도민신문 회장은 “몇몇 분들이 장소결정에 대해서 의아해 하시는데 시민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위해 이 장소를 택했다. 흔히 최고경영자들의 자리는 외부인들과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단독건물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고 장소결정 의미를 설명했다.
 
그 말대로 수강생들은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막걸리 한 잔과 김밥 한 줄을 챙겨주는 등 그들이 배운 것은 막걸리뿐만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전통으로 내려오는 고유의 아름다움, 즉 배려와 예의를 갖춘 대한민국사람으로서 성장해나가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시민들 수강생 어우러진 축제
 
 
졸업작품을 권하는 수강생과 시음하는 시민들.

수강생들은 막걸리에 대한 참 뜻을 이해해버린 것이다. 막걸리는 서민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계승 발전시키면서 고급화해나가는 것이 맞는 것이지만 결국 우리의 서민들을 감싸고 보살펴주기 위한 마음을 만들어가는 술인 것이다.

막걸리학교 플래카드를 보고 기웃거리는 시민들에게 모든 수강생들은 “돈 받고 그런 거 아니니까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며 막걸리와 안주를 챙겨주었다. 막노동을 다녀온 인부가 허름한 차림으로 기웃거려도 마찬가지였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 나르기, 뒷정리, 시민 접대 등 적극적으로 임했다. 수강생들은 막걸리에 대해서만 배운 것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친절과 선행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 것이다.
 
1기 수강생들의 졸업은 그저 단순히 막걸리를 담는 것만이 아닌, 막걸리를 매개체로 시민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따스한 눈길을 보낼 줄 아는 그런 훌륭한 인물이 되어버린 것을 의미했다. 수강생들만의 파티가 아닌, 시민과도 함께하는 고소하고. 달콤한 인맥 맛이었다.
 
 
 
 
 
 
 
허성환 인턴기자 / 이용규 사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