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명마는 채찍의 그림자만 봐도 천리를 바람처럼 달린다
칼럼-명마는 채찍의 그림자만 봐도 천리를 바람처럼 달린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06 19:0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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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명마는 채찍의 그림자만 봐도 천리를 바람처럼 달린다


주변에서 사람노릇 힘들다는 말들을 하지만 출가 ‘수행자가 된다’는 것은 진짜 어렵다.

스님들은 즐거우면 즐거워서, 슬프면 슬퍼서, 외로우면 외로워서, 공부하고 기도하며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수행자는 이상적 세계를 꿈꾸면서 살아가는 선각자들로서, 세속의 쾌락에서 삶을 일찍 빠져나왔다하여 승가의 승(僧)자는 사람인(人)변에 일찍 증(曾)자를 붙여서 승(僧)이라한다. 평범한 상태에서 비범한 상태로의 변화를 추구하며 날마다 치열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지혜를 늘여가는 선택을 반복하며 용맹정진 한다.

세속인들의 삶을 흉내 내지 않고, 화려한 겉 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며 자기만의 독특한 삶을 선택한다. 스님들도 세속에서 무지한 삶을 살아오는 동안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 아님을 알아차리고 출가를 하여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무지와 지혜를 반복해오다가 모든 것은 변화하며 자아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집착을 끊고, 번뇌로부터 해방되어 한걸음씩 행복한 삶을 향해가며 즐겁게 살아간다. 금강경오가해’에 양마(良馬) 견편영이(見鞭影而) 추풍천리(追風千里)라는 가르침이 있다. “명마는 채찍의 그림자만 봐도 천리를 바람처럼 달린다”는 말이다. 그래서 부처님을 생각하는 순간, 부처님처럼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사람이 목구멍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합한 것이 목숨이다.

그래서 숨을 쉬는 횟수에 따라서 계속 늙어가기에 늙음이 기쁠 수는 없지만 늙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것은 도리어 추하고 어리석은 짓이다. 거울을 보고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치는 않겠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늙음과 죽음이 함께 시작되고 결정되었다.

늙어 가면 피부는 탁해지고, 근육이완과 주름이지고, 허리도 구부정해지면서 시각, 청각, 미각, 촉각 등 큰 변화가 온다. 아무리 건강하게 100세를 살더라도 결국은 죽어야 한다.

죽고 나면 환생까지 보통 49일이 걸리지만 수행에 따라 죽음 즉시, 단 하루만에, 7일 만에, 49일 만에 환생을 하게 된다. 만약 악업을 짓고 죽으면 수년이 걸려도 환생을 못하고 구천을 맴돌게 된다. 환생 시에는 이승의 자기업과 유사한 업을 지닌 부모에게 잉태된다.

그러나 다시태어나 수행을 통하여 모든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깨달음을 성취하면,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개를 달고 나오는 것처럼 된다. 그것이 ‘봉황열반(鳳凰涅槃)이다.

즉, 씨앗이 누에가 되고, 누에는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는 다시 나비가 되고, 봉황이 된다.

경전에 ‘가볍게 여기면 안 되는 네 가지 작은 것(四小不可經)’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을 우습게 보지말자. 작은 빗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고, 작은 불씨가 큰 산을 모두 태우며, 작은 아이들이 커서 국모가 될 수 있고,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크고 작은 것을 차별하지말자. 법당 안에 저 작은 인등공양을 올리면 첫째, 주위가 밝고 환해지며 장엄해져서 마음의 광명을 얻게 되며, 미래에 다가올 장애와 번뇌가 저절로 소멸된다. 둘째, 남들이 해낼 수 없는 일도 해낼 수 있는 지혜가 증장되어 직장이나 단체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며 감원바람이 불어올 때도 오히려 진급하는 영광을 얻게 된다. 셋째, 저 작은 인등하나를 공양하면 마장이나 마귀의 방해를 받지 않게 된다.

‘숨을 들이 쉬었으면 내쉬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이 이웃과 남들의 도움을 받고 살아왔으니 자신도 이웃과 남들을 위하여 작은 도움이라도 주며 살아가자. 숨을 들이쉬고 내쉬지 않으면 죽는다. 채찍의 그림자만 봐도 천리를 바람처럼 달리는 명마처럼, 내가먼저 알아서 남을 위해 봉사하면 수천 배의 공덕과 부귀로서 불가사의한 복덕을 되돌려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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