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봄맞이 지심도, 공곶이
아침을 열며-봄맞이 지심도, 공곶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14 18: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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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봄맞이 지심도, 공곶이


벌써 3월도 중순이다. 우리는 계절이 지나가고 다가오는 것을 절기에서 알고, 몸으로 느낀다. 하지만 자연보다 더 늦게 알아채기 때문에 자연으로 나아가 자연의 변화를 보고 아! 봄이구나, 아! 가을이구나 하고 계절이 옴을 안다. 절기상으로 보면 벌써 봄은 왔다. 몸으로 느끼는 계절도 어느 정도 봄이 온 듯도 하다. 하지만 정확히 봄이 온 것을 느끼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듯하다.

지난 3월 10일 산청산사랑회에서는 거제에 있는 지심도와 공곶이 트레킹을 다녀왔다.

항상 아내와 나는 함께 참여하여 좋은 느낌을 가져오곤 하였는데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지역에서 가까운 곳이라 시간이 짧게 걸리기 때문에 바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진주에서 8시에 출발한 관광버스는 공룡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갔다. 먼저 지심도에 가기 위해서 거제의 장승포항에서 10시발 지심도행 동백선 탑승을 위한 절차를 거쳐서 탔다.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짧은 거리에 있는 섬인데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배를 타고 가면서 동백꽃이 얼마나 피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배가 더 빨리 달려가는 것 같았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타더니 과자를 봉지에서 과자를 꺼내 공중으로 던진다. 그러자 갈매기들이 그것을 받아먹기 위해서 곡예비행을 해 댄다. 많은 갈매기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그러는 가운데 벌써 배는 지심도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안전요원의 지시와 협조에 따라 모두들 안전하게 섬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봄맞이 트레킹에 오른다.

먼저 해안선 전망대에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온통 동백나무인데도 그렇게 절정을 이룰 정도로 꽃은 피지 않았지만 몇몇 나무는 우리들의 관심을 가질만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바다가 절벽아래 펼쳐진 해안선 전망대에서 감탄을 자아내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구경을 한다. 그런데 저 아래 보이는 절벽의 바위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아찔할 정도로 위험한 곳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보여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였다. 돌아서 나온 우리는 지심도 분교장터를 지나서 포진지에 많은 사람들과 주위의 풍경을 가슴에 담는다. 다시 섬 끝 전망대를 향해 걸어가니 가는 길 주변의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으니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들도 만난다. 드디어 섬 끝에 도착하니 여기도 발아래에는 절벽으로 바다가 널따랗게 펼쳐져 파도를 일이키는 아름다운 해안이다. 낚시를 하는 배로 보이는 작은 섬은 물결 따라 흔들리며 서있고 가끔 지나가는 배들은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아름다운 배경으로 셀카도 찍고 서로 찍어도 주고 돌아서서 나오니 올 때와 다른 길이 있어 여유롭게 걷는다. 그런데 자그마한 밭이 있는데 그 곳에는 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어 봄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좋은 풍경으로는 사진을 찍어 기념으로 남기며 선착장을 향하는데 마음으로는 봄의 향기와 함께 막걸리 한잔에다가 파전을 먹고 싶은데 1시 5분에 출발 예정인 배를 타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다시 장승포로 나온 우리는 점심으로 봄의 맛인 도다리쑥국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일운면 예구부락에 버스를 대 놓은 우리는 공곶이를 가기 위해서 해안선을 향한 길을 택한다.

해안선의 산 나무들 사이로 이어진 길을 지나서 내도섬이 보이는 공곶이에 도착한다. 활짝핀 수선화를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약간의 실망의 마음을 가진다. 그곳을 일군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올해는 가뭄으로 꽃이 늦게 피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어쩔 수 없이 아직은 많이 피지 않은 수선화 꽃밭을 바라보며 마음의 꽃을 피워본다. 나오는 길에 아직 피지 않은 수선화 화분을 몇 개 사가지고 들고 왔다. 나오는 길은 산등성이를 넘어야하기 때문에 산등성이로 오르는 길은 좁다랗게 나무들이 양쪽에서 줄을 선 계단으로 제법 가파르다. 중간에 쉬어가면서 오르다 보니 공곶이를 벗어나 예구마을로 돌아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평생 터를 일구고 가꾸어 온 공곶이에서 봄을 맞이하러 온 우리들은 아직은 많이 피지 않고 군데군데 피어올린 이른 꽃봉오리를 보면서 봄의 향기를 가슴에 담았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트레킹을 한 지심도와 공곶이의 봄의 향기를 마음으로 피어보면서 봄의 계절의 따스한 기운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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