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생에 대한 세 가지 깨달음
칼럼-인생에 대한 세 가지 깨달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3.15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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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인생에 대한 세 가지 깨달음


인생의 첫 번째 깨달음은 인생은 고라는 것이다. 고통이다. 60여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이라면 인생이 고라는 말이 실감이 날 것이다. 하루하루 장난이 아닌 시간들이 흘렀다. 매일매일 육신에 밥을 먹여야 하고 씻겨도 주어야 하고 재워주기도 해야 한다. 거기에 가족까지 챙기면서 산다는 것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 정도이니 인생이 고라는 것은 굳이 부처님의 설파가 없더라도 살아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인생은 고다. 나만 힘들다고 생각되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모두가 고해의 바다에서 헤매고 있으니 기죽지 말라. 그저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보람을 케면서 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인생은 파도타기와 비슷하다. 파도에 휩쓸리느냐 파도를 즐기느냐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인생의 두 번째 깨달음은 무상이다. 늘 같은 것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변한다는 뜻이다. 우주가 지금도 운행을 하면서 그 크기가 변하듯이 우리네 생활도 하루하루 같은듯하면서 분명히 다른 점이 생기게 되어있다. 자세히 보면 그렇다. 사물도 그렇고 사물을 주관하는 사람도 그렇다. 사람 안에 있는 마음도 변한다. 무상의 바다에서는 예외라는 것은 없다. 만상은 변한다는 사실, 그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의 마음이 변했다고 놀라지 말라. 무상의 이치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냥 받아들여야 집착에 빠지지 않고 당신 영혼이 자유롭게 된다. 나 싫다고 가는 사람 절대 붙잡지 말라. 오는 사람 말리지도 말라. 인생60이 지나 80대를 넘어서면 인생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삶에 있어서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왔지. 누구를 위해 이렇게 일했는가, 삶이 진정 이런 건가하고 허무감에 사로잡힌다. 언젠가는 나의 육신마저 다 놓고 가야하고 손톱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거기에 가족까지 없는 경우에는 고독마저 음습한다. 급기야 허무감을 견디지 못하면 극단적이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젊은 시기를 지나 노인이 되면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다. 세월이 흘러 이 두 가지만 제때 깨달아도 그 사람은 상당한 마음공부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깨닫고 인생이 허무하다는 사실에 부딪쳐 목적도 방향도 없이 그저 수동적으로 남은 인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간만 보내는 것이다. 이 나이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냥 편하게 살다가 조용히 가면 그만이지 하면서 시계추처럼 일상을 반복하며 의미 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인생무상이 마지막이요 그것이 끝이라면 고작 그 허무함을 느끼기 위해 우리가 그렇게 숨 가쁘게 살아왔단 말인가, 허무함이 진정 당신이 가질 마지막 정신세계가 되기를 원하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인생이 정말 의미있다면 그 다음단계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 관한 세 번째 깨달음은 무아라는 것이다. 무는 물질적인 개념이 아니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 통틀어서 무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고기들 사이에 물이라는 에너지가 있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공간 즉 에너지로 꽉 차있는 무의 세계가 있고 이것이 우주의 대 생명력을 관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무라는 법칙 속에서 존재하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이다. 육신은 수시로 기화수토로 분해, 또는 합성되며 영혼은 완성의 대장정을 마칠때까지 여행을 하는 것이다. 밤하늘의 별들은 찬란한 고독의 영혼들이며 이는 우리네 삶과 다를 바가 없다. 이것이 바로 한민족의 천화사상이요 인격완성 프로그램이며 인간완성학이다. 고와 무상이 벼랑 끝이면 무아를 아는 것은 날개를 활짝 편 봉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하였다. 무는 의미를 가진 세계를 안고 있는 의미 없는 세계이다. 우리네 인생도 정해진 운명이나 의미는 없다. 다만 우리가 그 속에서 의미를 정하고 비전을 정하고 역동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살면 되는 것이다. 한민족의 천화사상이 바야흐로 빛을 발휘할 때가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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