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성공과 실패의 가늠자 ‘기본(基本)’
세상사는 이야기-성공과 실패의 가늠자 ‘기본(基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04 18:4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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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성공과 실패의 가늠자 ‘기본(基本)’


지난 주말, 진해 군항제에 다녀왔다. 벚꽃 명소인 경화역에는 가족, 연인 등 많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얀 꽃눈이 철길위로 흩날리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해발 90미터의 제황산공원 정상에는 진해탑이 있다. 9층탑으로 전망대와 진해박물관이 있으며 28미터의 높이다. 중원로터리 광장에서 진해탑으로 오르는 길은 365개의 계단(1년 계단)으로 이뤄져있다.

초등학생 막내 딸아이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며 모노레일을 타자고 졸랐다. ‘기본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기 위해 불편함을 선택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땀을 흘리면서 한 계단씩 천천히 올랐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전망대 아래로 펼쳐진 진해 앞바다와 분홍빛 도심 풍광은 장관이었다.

집에 돌아온 막내 녀석이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모처럼의 봄나들이에 온종일 걸으며 높은 계단을 오른 탓이다. 발 마사지를 받던 아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모나리자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사람의 발은 ‘인간공학 상 최대의 걸작이자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했다.

인체는 206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데, 양쪽 발에는 우리 몸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2개의 뼈가 몰려있다. 60개의 관절과 214개의 인대, 38개의 근육을 비롯한 수많은 혈관으로 이뤄져 있다. 발꿈치 아래 아킬레스건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힘이 센 힘줄이다.

발은 제2의 심장이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 걸을 때마다 압력을 받아 혈액을 심장으로 다시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한다.

사람은 일생동안 지구둘레의 네 바퀴 반의 거리를 걷는다고 한다. 7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이 만보를 걸을 때 약 1000t 이상의 하중이 발에 실린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호주 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4강전에서 기권한 정현 선수가 화제가 됐다. 생살이 드러난 만신창이 오른발 사진은 국민들을 감동 시켰다. 최선을 다한 열정의 흔적이었다. 발레리나 강수진, 피겨여왕 김연아, 축구선수 박지성, 빙속여제 이상화 선수 등 혹독한 훈련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일각을 이룬 사람들이다. 울퉁불퉁하고 상처투성이 휜 발가락이지만 숭고한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지난 1월, 중고농구연맹 우수 추천 선수 137명이 참가한 2018 아이패스 유스 엘리트 캠프(Youth Elite Camp)가 열렸다.

캠프장을 맡은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본과 집중’을 강조했다. 화려한 플레이를 쫒지 말고 하찮아 보이는 반복연습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예술, 문학, 과학기술, 스포츠 등 어느 분야건 다르지 않다. 개인, 조직,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한 번에 너무 멀리 뛰려는 욕심은 금물이다. 잔재주와 우연한 성공은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무너진다.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 나가야 한다.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기본이 바로 서면 길 또한 자연스럽게 열린다’는 뜻이다.

당신은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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