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000년의 기다림, 얼음처럼 냉철하게 임하라
칼럼-2000년의 기다림, 얼음처럼 냉철하게 임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05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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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2000년의 기다림, 얼음처럼 냉철하게 임하라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북의 김정은과 우리 대통령이 서로 마주앉는 것이다.

혹자는 이제 통일이 되지 않겠나. 아니다 이건 북한의 술책일 뿐이다며 말이 분분하지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불신과 오해의 벽만 높이 쌓아올리는 것보다 훨씬 다행스럽다.

얼마전 중국에 김이 갔다 왔다. 중국에서 그렇게 틈없는 경호 속에 성대하게 김을 맞이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자기들에게 절박해서이다. 모르긴 해도 김은 시진핑으로 부터 상당한 지원을 약속받았을 것이다. 김을 보낸 다음 시진핑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것이나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5월 트럼프와의 만남 이후 시진핑은 분명 또다시 김을 베이징으로 초대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나라에도 사드보복을 철회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시진핑은 4월말 남과 북이 만나기전 사전정보를 줌으로써 북한이라는 천년하인을 잃기 싫은 것이다.

중국은 전통적 중화주의를 지금까지 내려놓은 적이 없다. 그 증명이라도 하듯 전인대에서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는가 “내 아니면 안된다”는 사고가 바로 중화주의이며 그로인해 중국은 머지않아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진나라에서부터 청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우리에게 빼앗아간 것은 이루셀 수없이 많았고 그 상처 또한 컸다. 그런 사실에 대하여 그들은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런 그들이 김을 부른 것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바로 미국견제구이다.

반면에 미국은 세계경찰국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월 김과 트럼프와의 만남은 트럼프가 김에게 핵무기의 불가역적 폐기와 함께 중국과 너무 가까이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틈새가 더욱 벌어지는 것이다.

고래싸움에 남·북 두 새우가 나르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 틈이 커질수록 남과 북의 운신의 폭은 점점 넓어진다. 한번 벌어진 틈새사이로 우리의 화해모드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질 것이다. 그 뜨거움은 갈라진 이념을 녹일 것이고 동아시의 평화를 위한 메신저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멀어지면 당장은 뻐근해지나 그 사이를 메우고 윤택하게 하는 일도 우리가 할 것이다.

전망해보면 중국과 러시아는 점점 북한에게 손을 내밀 것이고 미국은 우리에게 더 이상 강하게 나올 수가 없으며, 일본은 점점 아양을 떨 것이다.

실로 2000년만의 호기를 만났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물에서 숭늉은 마실수가 없다. 우리는 더욱 냉철하게 4강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들은 우리가 약해지면 뜯어 먹을려고 달려들었지만 우리가 강하면 최소한의 실리만 따진다. 들소가 사자를 집어던지는 모습을 본 일이 있는가. 2000년을 기다린 남북의 두 들소가 뿔을 앞세워 사자에게 달려드는 형국이다.

해볼만한 게임이고 승산이 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 방식대로 우리의 힘으로 평화통일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가야한다.

여기에 가장 고춧가루를 뿌릴 자는 바로 아베이다. 남북한의 사이가 좋아지고 북한과 중국, 남한과 중국이 사이가 더욱 좋아지거나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호전되면 될수록 아베의 가슴은 답답해지게 되어있다. 그간 우리의 분단사항을 가장 정치적으로 잘 이용해먹었는데 그런 변수가 사라지는 것은 아베의 정치적 역량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은 약은 수를 쓰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은 과거 임진왜란 패전이후에도 패전한 원인과 앞으로의 승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를 고민한 무리들이다.

내가 주문하고 싶은 말은 김이 남북관계가 평화궤도에 완전히 오르기 전엔 절대로 아베와는 만나지 말라는 것이다. 과거 그들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서도 여전히 독도는 자기 땅이라며 건방을 떨고 있다.

지금부터는 경우의 수를 생각할 때 이다. 청와대에서는 6자 모의회담을 수시로 열어야 한다. 러시아도 뒷짐지고 있을 수만 없기 때문에 조만간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이다. 과거의 6자회담은 그저 형식적인 단계에서 서로의 입장정도 확인하였으나 5월 트럼프와 김의 만남 이후에는 또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칫 미국과 중국으로 핸들조정력이 옮겨 갈수도 있다. 4월 27일 문대통령과 김의 만남은 그 조종력만은 절대로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을 해야 한다.

북한 핵은 대단히 중요하다. 다른 나라의 핵은 그 나라의 자랑거리였지만 북한핵은 지금 세계적 주목의 대상이고 이것이 극적으로 세계평화를 견인하는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다.

서두를 것도 없고 서두를 일도 아니다. 다만 우리는 정성에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2000년만에 돌아온 한반도의 대운세에 우리가 탑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도 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기도이다.

삼일신고에 보면 “성기원도하면 절친견이니 자성구자하라 강재이뇌”라는 말이있다. 쉽게 풀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마음을 보다 넓게 가지고 이제 국가를 위해서 여기저기서 가장 어질고 선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를 시작하자. 그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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