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힘내자, 아빠들!
아침을 열며-힘내자, 아빠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10 18:43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힘내자, 아빠들!


온갖 꽃들이 화사한 이 고운 봄날에 세상의 아빠들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그냥 갑자기 아빠들이 가엾어진 까닭입니다. 실은 가정교육이 너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는데 조금 생각을 해봤더니 아빠들이 힘을 내야 엄마가 가정교육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겠다하는 짐작을 한 것입니다. 현대 중국문학의 어머니라고 칭송받는 셰빙신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세계로 시야를 돌려 마음을 더욱 활짝 엽시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이지요. 그래요, 자녀교육도 가정생활도 사실 어렵지 않아요.

아빠와 엄마가 힘을 합친다면 더더욱 세상에 어려운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 결혼을 했어요. 그리고 우리 귀한 자녀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얼마나 신기한 일입니까? 얼마나 곱고 예쁜 일입니까? 생명, 말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감동입니다. 하물며 사람이라는 생명이 아빠와 엄마 사이에 기적처럼 탄생했으니 정말이지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아이의 피부보다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감히 만지지도 못할 만큼 경이롭잖아요. 아빠들, 일하다 힘들면 우리 자녀가 처음 태어나고 처음으로 감촉하던 그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힘이 날거에요.

아이가 가슴 떨리게 예쁜 때는 아마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때인 것 같아요. 이제 마음껏 안아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 전에는 불면 날아갈까 아이 가까이서는 숨도 제대로 못 쉬었어요. 이제 말까지 배워서 종알종알 말합니다. 뭐든지 “내가 할 거야”라고 종알대며 집안을 헤집어놓습니다. 근데요 이때가 우리 엄마들에겐 가장 힘든 때랍니다. 진짜로 미칠 지경입니다. 게다가 아이를 연년생으로 낳은 엄마들은요 진짜 지옥이 따로 없어요. 이때쯤 아빠들은 집에 들어가지 싫죠? 이웃에 어떤 아빠는 차를 집앞에 세우고 그 속에서 핸드폰으로 게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럴까 하면서도 몹시 안타까웠어요. 더 안타까운 건 그의 부인은 우울증에 걸렸어요. 다행이도 지금은 아이들도 많이 컸고 두 부부도 좋아졌어요. 부인은 골목에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이 안 보이고 남편은 차속에서 게임하는 것도 안 보이고. 워낙 성실했으니까.

아빠들, 힘들고 짜증날 때 3초만 생각하면 안 될까요? 뭐가 힘들어? 내 아이하고 내 마누라인데. 일도 마찬가지에요. 뭐가 힘들어 어차피 할 일인데.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라잖아요. ‘귀찮아, 하기싫어, 나중에 한다니까, 지겨워’ 따위의 말들은 우리를 더럽게 만드는 사악한 악귀는 아닐까요? ‘그래그래, 그럼그럼, 내가 할게, 고마워’ 같은 말들은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수호천사가 아닐까요? 아이들에게도 마누라에게도 하루 종일 그 말만 해보세요. 하루만 해도 이익이 와르르르 쏟아지지 않을까요. 한번 해보자구요. 거기다 ‘사랑해요, 네가 최고다, 당신밖에 없어’도 함께 넣자구요.

팔자는 길들이기 나름이라잖아요. 가장 길들이기 힘든건 나 자신이죠. 나 자신이 나이까지 먹은 사람이라면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건 더 어려울거에요.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가 말이에요. 담배를 못 끊어 울며 겨자먹기로 피우는 사람이 길거리에 널렸잖아요. 담배를 끊은 아빠는 존경에 존경을 더 얹어드릴게요. 정히 안 되면 우리 자녀들에게라도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해주자구요. 부부가 싸우는 모습, 욕하는 모습, 남탓하는 모습, 흉보는 모습, 시기하는 모습, 이 따위들 아예 자녀들에겐 보여주지 말자구요. 꼭 하고 싶으면 자녀들 없는 이불 속에서 소곤소곤 해요. 금방 하기 싫어지겠죠? 암튼 우리 가정은 우리 아빠들이 지켜야 제대로 되지 싶어요. 특히 아이들 앞에서 엄마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습관적으로 보여 주세요. 글면 자녀는 분명히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효도도 하겠죠. 잉꼬부부는 따놓은 당상! 아빠들, 행복하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