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횃불 대행진이 랜드마크다
평화의 횃불 대행진이 랜드마크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1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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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래/공연 연출가
진주문화연대 공동대표
조선조 철종 13년, 1862년 2월 18일에 일어난 진주농민항쟁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농민운동사에 가장 주목받는 역사적 사건이다. 임술년 농민항쟁으로 불러지는 농민항쟁은 진주에서 발단되어 전국으로 확산되어진 농민 스스로가 부조리에 저항하고 지역민의 안녕을 추구했던 민본항쟁이며, 조선후기 민권투쟁 가운데 손꼽는 것이다. 당시에 진주지역 내의 모든 농민들이 동참했다.

나라의 정사 중 가장 중요한 전부, 군정, 환곡 이른바 삼정의 문란에서 비롯되었는데 백성들에게 빌려주었던 군량미를 되돌려 받는 환곡의 폐단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억울함을 당한 농민들, 즉 백성의 안녕과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주의 수곡, 원당 등지에 살던 유계춘, 김수만, 이귀재, 이계열 등이 서로 뜻을 같이하여 농민의 권익을 바로잡겠다는 명분으로 스스로를 초군이라 부르며 항쟁을 시작했다. 이 같은 진주농민항쟁의 영향으로 전국의 각 지방에서 농민항쟁이 계속되었는데 철종 13년 3월 27일에는 전라도 익산에서, 4월 7일에는 경상도 개령에서, 그리고 충청도까지 항쟁이 번져나가기에 이르렀다.

1870년대와 189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농민항쟁은 계속되었고 결국 1894년에는 한 단계 발전된 농민운동이라 할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한 것이다. 그해 가을 동학농민군의 2차 봉기 때 경북 일부지역과 함께 진주가 봉기의 선봉적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일제 강점기인 1922년에는 진주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소작인대회가 열렸는데 이 소작인대회는 전국 각지의 농민들을 결속시키는 분수령이 되었을 뿐 아니라 각지에 존재하는 소작인조합이 지주의 수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뒤를 이어 1924년 1월 진주에서는 경남지역 60여 개 노동자, 농민단체를 묶어 경남노농총연맹을 결성했는데 이것은 전국조직 결성의 시발점이다.

진주는 역사적 고비마다 중요한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는데 특히 진주농민항쟁은 우리나라 최초로 평화를 향한 백성들의 대행진이었다. 불의에 항거해 백성들이 스스로를 지키고 지역민의 안녕과 권익을 위하는 구체적인 행동이 진주농민항쟁으로 발산되었던 것이다.

오래부터 진주는 평화를 갈망했다. 통일신라시대 때 갈등해소와 화합을 염원한 연지사종의 시납, 신분해방으로 자유를 갈망했던 고려시대의 노비항쟁, 조선시대 지역민의 안녕과 평화를 추구한 농민항쟁, 신분차별을 혁파해 사회적 평등을 주창한 일제강점기의 형평운동은 한결 같이 인간과 사회적 평등, 평화를 추구하는 일련의 실천적인 문화행동이었다.

사람다운 세상을 구현하려던 1862년 2월의 진주농민항쟁을 기리는 평화행진, 그토록 평화를 염원했던 그 길을 따라서 걸어 보자. 조선시대 후기 삼정의 문란과 탐관오리들의 가혹한 탄압과 수탈이 유독 진주에만 더욱 심했던 것도 아니고 특별히 차별을 더 받은 것도 아닌데 진주에서 민권운동이 제일 먼저 일어나서 전국으로 확산된 것은 왜 일까. 아마도 불의를 보고 좌시하지 않는 고귀한 진주정신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수곡면에 비록 초라한 기념탑이 세워져 있지만 수곡기념탑에서 진양호반을 둘러서 진주성까지 전국의 농업인들은 물론 평화를 염원하는 가족들, 젊은 연인들, 사회단체와 각계의 동호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거대한 피스퍼레이드를 통하여 진주정신을 시대정신으로 되살리자. 당연히 우리들의 대행진은 당시 농민항쟁의 본래의 목적이었던 지역민의 평화염원이어야 하고 농민과 정부, 그리고 산업경제인, 문화예술인들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여 상생발전과 더불어 지구촌의 평화를 노래해야 한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임진계사년에 희생된 조선군, 왜군, 명군을 위령하는 국제적인 평화의 횃불 대행진을 포함시키자. ‘평화의 대행진’ 출발점은 진주다. 이러한 평화행진에 동참하는 지자체를 둘러서 전국행진 대장정의 종착을 진주로 하자. 어둠을 밝히는 평화의 길을 횃불퍼레이드로 이어가면서 언제나 꺼지지 않는 평화염원으로 국제적 평화의 도시로 우리고을을 랜드마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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