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가져오는 사회 변화에 대처하자
게임이 가져오는 사회 변화에 대처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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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 게임컨텐츠학과 교수
나는 매일 아침 자동차를 타고 회사에 출근한다.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가 우리 주변에 2010년 통계로 22만6878건이 발생하고 5505명이 사망했다는 통계가 발표되어도 내가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에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7, 80년대 청소년 시절 만화방이나 학교 주변 오락실에 출입하는 것을 학교 선도 교사는 못하게 단속을 했었고, 그것을 피해 놀이 문화를 즐겼던 학생들 지금은 그 당시 교사나 부모들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기 몫을 하면서 살고 있다. 과연 지금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문화 매체의 규제는 올바른 것일까.

예전 문화콘텐츠 분야에 시도되었던 규제들이 끼쳤던 악영향이 또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2011년말 게임에 대해 시행되는 규제 정책들인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 쿨링오프제에 대해 실효성과 강제성, 중복성 논란이 일고 있다. 나이든 기성세대와 게임에 덜 몰입된 일반세대는 게임에 몰입된 신세대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지 않는 한 게임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세대와 부정적인 세대 간의 갈등은 쉽게 좁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게임의 가능성과 게임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본다면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경험을 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임문화재단에서 지난 달 ‘나는 게임이다’라는 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게임의 의미와 가치를 사회문화적 접근, 매체적 접근, 교육공학적 접근, 문화정책적 접근 등의 방식을 통해 재조명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논제가 발표되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에 심포지움에서 다룬 주제는 많은 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른의 시각에서는 게임의 부정적인 부분이 먼저 보이겠지만, 이제는 많은 청소년에게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즐기는 놀이 문화라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한다. 더 이상 규제의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인식을 바꾸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학교에서 수업 과정으로 운영되는 문화예술교육이 되면 좋겠다. 컴퓨터라는 디지털매체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형태로 교육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생각을 바꾸면 단순한 디지털 교과서 수준이 아니라 게임을 통한 교육, 게임을 활용한 교육이 교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제인 맥고니걸의 도서에 소개된 뉴욕의 게임 기반 학교 퀘스트 투 런(Quest to learn)은 게임 플레이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변화된 교육 체계가 도입된 한 예이다. 학생이 학교에서 행하는 모든 생활, 학교 생활 자체를 게임을 플레이하듯 멀티플레이게임의 핵심 기제인 비밀 미션, 레벨, 비밀 조력자, 학습 전문 능력 거래소 등과 같은 기능들을 참여 전략과 접목시켜 교육 방식에 활용하고, 교육 내용으로 채택, 교육에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그 한 예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IT 혁명 이후 인간 관계 형성, 소통의 형태로 우리의 사회 구조 형성에 활용되고 있다. 그에 걸맞게 SNG(Social Network Game) 형태의 게임 등장은 게임이 문화 교육 확장의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놀이에 대한 욕망이 있는 한 다양한 형태로 게임은 진화를 계속 할 것이다. 디지털 매체에 익숙하고 게임 방식에 익숙한 세대를 위해서는 규제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만 몰입하는 것을 좋게 보지 못하는 우리 기성세대는 신세대들에게 맞도록 게임을 향한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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