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LIVE, 그 생생한 현장 속에서
기고-LIVE, 그 생생한 현장 속에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18 18:5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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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선/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순경
 

임중선/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순경-LIVE, 그 생생한 현장 속에서


4월 비가 내리는 금요일 저녁 시간, ‘아버지가 병을 깨고 아이를 때리고 있다’는 다급한 112신고가 접수되었다. 바로 그 순간 사이렌 소리가 도시의 적막을 깨면서 달리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하기 위하여 주변 시민들의 양해를 구하면서 달리는 순찰차, 그 안에 지금 필자가 타고 있다.

재작년 겨울 경찰학교에서 8개월의 경찰교육을 마치고 경남에서 신고건수 1, 2위를 다투는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현장순찰요원으로 1년 넘게 근무를 해오고 있다. 비봉지구대는 주택 밀집지역과 유흥가 그리고 시외버스터미널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민원인과 맞닿아 있는 1번지 지구대로 처음 근무하는 새내기 경찰관에게는 다소 힘겨운 관할구역이다.

요즘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라이브’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이광수, 정유미 등이 시보임용 순경으로 나와 지구대에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인데 여기서 나오는 홍일지구대와 비봉지구대가 흡사하여 필자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LIVE의 뜻인 ‘생생한’이 왠지 지구대의 모습을 잘 나타내어 주는 것 같다. 경찰의 일들이 다급한 경우가 많으나 그 중에서도 1분 1초를 다투는 지역경찰, 즉 지구대, 파출소의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고자와 제일 먼저 만나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서 듣는 지구대 경찰들의 초동 조치 역할이야말로 경찰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비봉지구대에서도 시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하여 탄력순찰의 일종인 ‘귀기울 순찰’ 및 범죄예방을 위해 빛 로고젝트 설치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치안유지를 힘들게 하는 이들이 바로 주취자이다. 지구대에 처음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그들은 보호해야 하는 시민이라기보다는 지역 치안을 방해하는 암적인 존재로 보였다. 다급한 112신고 뿐만 아니라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을 할 시간에도 주취자들에게 붙잡혀 출동하지 못하고 그들의 일방적인 한탄과 푸념을 들으며, 심하게는 욕설과 폭력까지 당하지만 그들의 안전 귀가까지 고려하여 업무를 처리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위 가정폭력 출동 당시 현장에서도 술에 취하여 가족에게 욕설과 폭력을 일삼는 나쁜 아버지를 바로 체포하거나 임의동행하지 않고 제지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선배 경찰들의 모습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다음 날 지구대로 찾아와 ‘죄송합니다’와 ‘감사합니다’를 번갈아 하면서 사과를 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겉모습 뿐만 아니라 내면의 이야기까지 들어야 진짜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경찰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새내기 순경이지만 선배 경찰관들이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과 경험의 노하우를 배워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시민들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빠른 시간 안에 도착하기 위하여 오늘도 순찰차를 타고 거리를 누비며 생생한 그 현장 속으로 달리고 있으니 각종 범죄나 도움이 필요할 시 112신고를 적극 활용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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