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문과 홍의 회담
아침을 열며-문과 홍의 회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24 18: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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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문과 홍의 회담


노오란 개나리가 동네 울타리에 아이들 웃음처럼 피고 강냉이 티밥같은 벚꽃이 곳곳에 구름처럼 몰려 피는 따뜻한 봄날에 나라를 대표하는 두 정치 지도자가 단 둘이 만났다. 둘이 손을 맞잡고 환히 웃는 모습을 보며 함께 따라 웃었다. 맞아, 어쨌든 저렇게 마주 만나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들도 그걸 본받아 더 좋은 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삶을 위해 더 좋은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인생이지 않을까. 그것은 그리고 혼자서는 절대로 안 된다. 또한 정치가 혼자서도 안 된다.

두 지도자가 손을 맞잡고 웃는 모습을 보며 다른 한편으론 다른 사람들은 마음이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우리는 사회를 이루며 사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걸 언제나 신경쓰게 된다. 또한 그래야만 한다. 남들 눈치 볼 것 없이 제 각각 하고 싶은 대로 하면 함께 사는 우리 사회가 어찌 되겠는가. 우리는 흔히 괴로울 때면 확 죽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남이 나를 화나게 하거나 미운 사람이 있으면 확 죽여버릴 거야, 하며 이를 간다. 실제로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죽고 죽이면?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거나 세상 돌아가는 게 궁금하면 우리는 각 언론사에서 전해주는 각종 뉴스를 듣고 본다. 그런데 이 언론이라는 매체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보니 꼭 사람처럼 각각 개성이 다르고 경향이 다르다. 똑 같은 사안을 놓고도 사뭇 다른 의견이나 경향으로 나타난다. 흔히 진보니 보수니 좌파니 우파니 하는 말로 구분하는 게 아마 그래서인듯 하다. 따라서 보는 사람들도 자신의 생각이나 경향과 엇비슷한 매체를 골라 보고 듣게 된다. 특히, 나는 작가이다 보니 그런 구분 없이 될 수 있으면 다양한 매체로 정보를 얻곤 한다.

하도 오랜만에 두 지도자의 회담이다 보니 거기에 대한 각 언론의 반응도 봄꽃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두 지도자의 만남을 두고 ‘협치 발판 다졌다’고 한 신문이 눈에 들어왔다. 내 마음과 비슷해서 그랬든지 그 긍정성이 고맙기까지 했다. 반 컵의 물을 보며 누구는 반 컵밖에 없다며 불평할 수도 반이나 있다고 긍정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여기고 있던 참이라 더 그랬던 모양이다. 선거철이라 한편에선 치열하게 서로 정책적으로 싸워야 하겠지만 그것 또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다. 만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지도자는 정당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주요 정당의 지도자이기도 하다.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다. 돌아가신 김대중 대통령의 윈윈 정책이 생각난다. 우리는 개인들도 지혜를 모으면 양쪽이 모두 이길 수 있다. 정치는 서로 칼끝을 겨누는 결투가 아니다. 결투는 비길 수는 있지만 둘 다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는 결코 결투가 아니다. 분명히 양쪽이 모두 이길 수 있다. 서로 양보할 건 하고 설득할 건 하고 이해할 건 이해한다면 안 될 게 무엇이겠는가. 모두가 잘 살자고 정치도 있다. 모두가 행복하자는데 무언들 못할까.

이제 벚꽃이 지고 은은한 보랏빛과 아이보리색 라일락이 만개하고 그 향기가 우리를 취하게 할 것이다. 이어 아카시아가 필 것이고 꿀벌이 부지런히 꿀을 모으면 내가 좋아하는 달콤한 햇벌꿀을 먹게 되겠지. 두 지도자의 만남을 보며 우리사회의 다양성을 생각한다. 정당도 양대 정당만이 아니라 활동하고 있는 몇 개의 정당도 더욱 유익하고 풍성한 정책으로 고루 국민의 지지를 받았으면 참 좋겠다. 세상을 위해 서로 좋은 의견을 내고 토론을 하고 가장 좋은 방향을 찾아내어 차곡차곡 그 쪽으로 함께 승리해나갔으면 참 좋겠다. 진정 우리는 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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