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산청 생초의 꽃잔디 축제
아침을 열며-산청 생초의 꽃잔디 축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4.25 18: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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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산청 생초의 꽃잔디 축제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나들이를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아내는 오늘 다니는 절에 가야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며칠간 아픈 허리 때문에 앉아 있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말씀 드리고 나올테니 나보고 운전을 해달란다. 잠시 스님과 얘기를 나누고 식혜를 한잔씩 마시고 돌아 나왔다. 그리고 부모님 댁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2주일에 한 번씩 가는데 벌써 2주일이 되었다. 그래서 단성에 있는 목화추어탕에 전화를 해서 추어탕 가지고 갈 것 2개를 주문하였다. 그런데 목화추어탕에 도착하여 카드를 가지고 결제를 하고 받아갈려고 하였더니 주인이 11시 이전에는 카드로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돌아 나오니 아내가 현금을 주고 사가자고 한다. 나는 사지 않겠다고 하면서 차를 몰았다. 화가 풀리지 않았다. 산청 마트에서 부모님께 드릴 곰국과 빵 등 약간의 먹거리를 사가지고 부모님께 드리고 나왔다.

얼마 전부터 아내가 이야기 하던 생초 국제조각공원의 꽃잔디 축제를 보러가기 위해서 생초로 차를 몰았다. 잘 뚫린 4차선 도로를 달리다가 옛 도로를 빠져나와 강변 옆으로 있는 길을 달리니 옛날이 생각난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그 때, 나는 생초초등학교에 3년간 근무했었다. 버스를 타고 다녔었는데 길옆으로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차를 몰았더니 어느새 축제장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를 주차시킬 곳이 없다. 여러 군데를 모색하다가 면사무소에 들어갔다가 주차를 할 빈 공간을 찾아서 주차를 하고 축제장 입구를 찾으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먼저 목아 박찬수 전수관을 들여다보기로 하였다.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이신 목아 박찬수님의 보유기술 등을 전수하여 전통 목조각을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박찬수 목조각장이 직접 지은 전수관으로 2010년 건립하였다. 전수관에는 목조각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는데 불교 목조각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예수와 성모마리아 조각상도 만들어져 있어 다른 종교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말해주고 있었다.

전수관 위로는 국제조각공원이 꾸며져 있는데 조각상 주위로 다양한 색채의 잔디꽃들이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어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맘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꽃에서 나오는 향기가 온 조각공원을 넘쳐나고 있었다. 꽃잔디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보는 동산은 석조각과 잘 조화되게 가꾸어져 있어 사진의 배경으로도 그만이었다. 곳곳에 사진으로 추억을 만드는 사람과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감탄을 자아내는 모습이 더 잘 어울리는 꽃잔디 축제장이었다.

군데군데 생초의 가야시대 유적이 자리 잡고 있는 조각공원, 아래로 보이는 경호강의 모습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경치이다. 우리 내외도 사진을 찍으며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와서 차를 다시 몰고 식당이 많은 주차장에 차를 다시 주차하니 식당에서 어서 오란다. 그래서 한 음식점에 들어가서 쏘가리탕을 주문해서 먹으니 그 맛도 일품이다. 한 때 아주 유명한 생초의 민물고기 식당들이 새롭게 뚫린 4차선이 멀리 지나가버려 어려운 때를 보낼 거라고 여겼는데 이런 축제의 장을 마련하니 식당도 다시금 북적거리고 참 좋은 축제라고 여겼다. 다른 곳에서 하는 축제를 모방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과 맞게 다른 곳과는 차별 있는 작지만 특별한 축제야 말로 모든 축제장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역마다 많은 축제가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 과연 그 축제가 그 지역에 맞는 축제인지 그리고 다른 곳과는 차별화되어 있는 그 지역만의 특성화된 축제인지 되돌아보고 발전시켜나가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생초의 국제조각공원과 어울린 꽃잔디 축제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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