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민주주의 체험학습
선거, 민주주의 체험학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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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총선을 앞두고 공천문제로 시끄럽고, 예비후보자 혹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도 치열하다. 3월은 학교에서도 선거가 이뤄지는 달이다. 학부모회임원, 학교운영위원회위원, 반장 혹은 봉사위원, 전교어린이회장 등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되는 시기이다. 특히 전교어린이회장 선거는 관심사이고, 과거와는 달리 전자투표를 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장비를 지원받아 선거를 한다. 선관위의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교육이 곁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선거는 가장 확실한 민주주의 체험학습이다.

학교마다 조금씩 달라, 학부모와 담임의 동의 혹은 추천을 받아야 하거나 일정 수의 학생 추천을 받은 학생만이 출마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입후보자들은 선거 당일까지 지지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펼치는가 하면,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정해진 공간에 전시하고,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이용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한다. 학교에 따라서는 선거관리위원들이 공정한 선거운동, 선의의 경쟁을 하는지 감시하기도 한다. 후보자들은 각자의 구호, 공약 등을 홍보하는데 방법이나 열기가 상당하다. 대개의 경우 회장은 6학년 1명, 부회장은 6학년과 5학년에서 각각 한명씩 두 명을 선출하는 데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출마한다. 이들이 붙인 포스터를 보면 성인 선거 포스터에 못지않다. 연설이나, 소견발표, 자기 홍보도 정말 똑똑하게 잘한다.
 
인터넷에 보면 학생선거를 위한 연설문이나 용품을 파는 발 빠른 업자들도 보이고, 연설문이나 기타 도움을 청하는 글도 보인다. 선거용품은 피켓, 명함, 어깨띠 등을 세트로 팔기도 하는데 금액이 만만치 않다. 선거포스터 장당 얼마, 연설문에 얼마 등등 초등학교 선거용품을 파는 것도 흔한 일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한턱내겠다는 선심성 공약, 학교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이나 학생으로서는 민망한 공약을 제시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학급마다 어항 제공, 화장실 현대화, 축구부 창단, 교실 방향제 비치, 학교에 나오는 토요일을 없애기, 급식업체 교체, 체육시간 증배, 딸기, 초콜릿 우유 공급공약 등은 인터넷에 올라있는 민망한 공약들이지만,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엿볼 수 있는 공약들이기도 하다. 학교의 경영 혹은 관리를 점검하고, 어른들 혹은 학교가 챙겨야 할 일이다.

기우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시간이나 돈 쓸 일이 생길까봐 출마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초등학교 시절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당선된 사람은 리더로서 성장하는데 소중한 경험을 한 셈이다. 어린이들 모두가 민주주의를 신나게 체험하는 기간이다. 어린이의 생각으로, 어린이가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신선한 선거가 됨으로써 어른들 선거의 본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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