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행복의 핵심은 ‘사랑’이다
세상사는 이야기-행복의 핵심은 ‘사랑’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5.07 19: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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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행복의 핵심은 ‘사랑’이다


오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질박한 아름다움을 피웠다. 활짝 펼쳐진 다섯 장의 하얀 꽃잎 가운데에 있는 노란 꽃술이 예쁘다. 꽃의 여왕 장미가 갖지 못한 야생의 매력에 빠진다.

어린이날, 딸아이에게 책 선물을 해주기 위해 대구 교보문고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광주 대구 고속도로 논공휴게소(광주방향)에서 찔레꽃과 마주했다.

향기로운 냄새가 돌아가신 아버님과의 추억을 불러냈다.

산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 찔레는 훌륭한 간식이었다.

밭에서 소 쟁기질을 하시던 아버님이 쉴 때 꺾어주시던 보드라운 고향의 맛이다.

저녁에는 붓글씨를 쓰시며 어린 필자에게 자주 일러 주셨던 말씀이 있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朱熹)의 권학문(勸學文) 첫 구절.

소년이로 학난성(小年易老學難成),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미각지당 춘초몽(未覺池塘春草夢), 계전오엽 이추성(階前梧葉已秋聲)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순간의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연못가의 봄풀이 채 꿈도 깨기 전에 계단 앞 오동나무 잎이 가을을 알린다’는 뜻이다.

지금은 필자가 아이들에게 습관처럼 들려주고 있다.

지난날, 싹이 날수가 없는 한 겨울 들판에 씨앗을 뿌리는 무모한 행동을 했다. 아무런 노력 없이 홍시가 떨어지기를 바라는 어리석음도 있었다.

한여름 소나기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

어떤 때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찬 연어처럼 패기와 용기로 충만했다.

돌아보면 크고 작은 장애물을 연속으로 뛰어넘는 육상의 허들경기처럼 살아왔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사는 대로 생각하는 습관이 들었다.

그렇게 세월의 강물은 소년을 중년의 나이로 데려다 놓았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21살 청년(군인), 중학교, 초등학교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라는 시가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 하리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핵심 주제는 ‘행복’이다. ‘행복은 모든 인간 행위의 최고선이자 목적’이라고 했다.

가정의 달 오월이다.

지금 우리 가정은 편안한가, ‘나’는 어떤 생각,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 세상 소풍이 끝나는 날의 내 모습을 상상해 보자.

행복은 돈, 명예, 권력이 아니라 ‘사랑’에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이 성공한 인생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쏟으면 된다.

사랑은 좋은 생각을 갖게 하며 역경을 극복해내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다.

사랑의 크기가 곧 행복의 크기다.

삶의 속도를 줄이고 행복을 생각해 보는 가정의 달이 되기를 소망한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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