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나 모든 것은 정치다’라는 말이 있다. 독재나 소수권력자에 의한 지배는 정치가 모든 것이 될 수 있었다. 권력의 영향력은 심대해서 시민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인도 한 주, 아마 라자스탄이라고 기억하는데 그 주의 수상이 헬기사고로 사망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기사가 나간지 며칠 되지 않아 그 주의 수많은 사람이 자살했다는 소문을 또한 기사에서 읽었다. 수상의 죽음이 가져올 정책변화로 예상되는 고통을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이 죽음을 택한 것이다. 정치가 모든 것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의 사회적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아진 느낌이다. 다른 여러 영역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 행복을 구현할 많은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 혹은 냉소주의를 쉽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회영역의 정치화현상을 발견하고 있다. 그것이 교육이든, 복지든 농업이든 무역이든 심지어 등록금문제와 일개 가족문제든 이 모든 사회영역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내고 정치적으로 해답을 구하려는 사회정치의 과도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사회정치학(social Politics)이란 학문도 있을 것이다. 사회심리학이나 사회생물학이라는 영역처럼 사회정치학이란 이름으로 우리의 모든 사회영역을 정치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좋든 나쁘든 의사결정 단계에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키워나가는 시민사회·생활중심의 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치의 보편화현상이 대세인 것 같다.
그들이 선거구호와 정책으로 내세우듯 마을을 위해, 시민을 위해 섬기겠다는 공약이 어떤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가. ‘OO을 위해서 뛰겠습니다’라는 사람, ‘OO을 위해서 출마했습니다’는 사람의 자질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섬기는 종의 자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통치에서 협치로 정치가 진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가문과 종중과 학벌과 지연을 업고 나온다면 그것은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 정치전문가집단 권력주변부에서 밥 벌어먹고 살면서 정치꾼이 된 사람이 이제 자신도 한번 해보겠다고 나서는 작태를 쉽게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익분배라는 낮은 수준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정치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섬기는 리더십’이 있는지 시민들은 도끼눈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간 낮은 수준의 그것도 자기들만의 리그를 위해 국민을 실망시킨 수많은 정치가들, 정당들, 대통령, 국회의원, 단체장들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선진대한민국으로서의 정치철학이 무엇이 되어야 하며, 우리가 실현해야 할 행복한 나라에 포함시켜야만 하는 의제가 무엇인가 질문해야 한다. 정치에 나서는 사람은 그러한 철학과 의제를 실현할 섬김의 정신이 있는지, 자기희생으로만 가능한 사회정치의 길이 어떻게 가능한지 자신을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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