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과 포퓰리즘
반값 등록금과 포퓰리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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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형/경남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요즘 대중매체를 통하여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화제는 무엇보다 대학 등록금 문제일 것이다. 대학 등록금 반값문제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포퓰리즘이란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말한다. 대중주의라고도 하며, 인기영합주의·대중영합주의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대중적인 인기, 비현실적인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일반 대중을 호도하여 지지도를 이끌어내고 대중을 동원시켜 권력을 유지하거나 쟁취하려는 정치형태를 말한다. 

정당이 당론을 일반 대중에게 호소하여 대중으로부터 지지기반을 얻어내는 대중정치와 달리 오늘날의 포퓰리즘이란 용어는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과거 우리나라 정치사에서도 사회적 이슈를 정치화하여 전략적으로 이용한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여중생 효순, 미선양이 미군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는 단지 교통사고 일뿐 정치적인 음모에서 비롯한 계획된 사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와 불신이 커지면서 결국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발전하고 반미감정이 부추겨 지면서 대선을 앞두고 민감한 정치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후 광우병 파동에서도 문제의 본질보다는 이를 접하는 국민적 대응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떠한 해결책을 도출 하는가 만큼 어떻게 해결하는가도 중요하다. 문제의 해결에는 누구보다 당사가가 직접 나서야한다. 3자는 문제의 본질을 잘못이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판단으로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등록금이 적정한가의 문제는 학생, 학부모, 교과부 그리고 대학당국이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이들 간에 서로 협의되고 논의되어야 한다. 

김상희 의원(민주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 1인당 등록금 변동추이”에 따르면 국립대와 사립대의 2001년 평균 등록금은 241만원과 479만원이었다. 이후 2005년에는 각각 330만원과 608만원으로 증가하였고 2010년에는 444만원과 753만원으로 올랐다. 2001년과 2010년의 대학등록금을 비교하면 약 70%가 올랐다. 같은 기간 누적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1.5%인 점을 감안하면 10년간(2001 - 2010)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대학등록금은 대학발전과 학생들의 학습환경 개선을 위하여 사용되어져야 한다. 그 동안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예치하거나 교육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학의 예산편성과 운영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번 기회에 정부에서는 8월중 대학 재정운영 상태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감사에서 국공립 및 사립대학교 등록금 산정의 적절성, 자금 전출입 등 회계관리 적정성, 국고보조금 등 정부지원 적정성, 연구개발(R&D) 지원ㆍ관리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지난 10일 1차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이어 17일 2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거리 집회에서는 대학등록금 적정성에 대한 자체문제보다도 대학등록금 공약여부에 더 큰 관심이 있어 보인다. 대학등록금의 문제는 거리에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이는 당사자 들인 학생, 학부모, 교육과학기술부 그리고 대학 당국이 해결할 문제이다. 물론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막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에 있어서 구호와 단체행동으로 의사를 전달할 것이 아니라 면밀한 조사와 토론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에서 안고 있는 문제는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 고민하여야 한다. 누구든지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주장을 펼칠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나 그것이 참다운 관심에서 비롯하였을 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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