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여론조사
시론-여론조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1 18:4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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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화/논설위원

정민화/논설위원-여론조사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보는데 여론조사만 한 게 없다보니. 여러가지 논란과 비판,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각 정당들은 후보공천 단계에서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특히 주목 받는 것은 기정사실화 효과 때문이다.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세가 확인되면 표가 그쪽으로 쏠리는 바람잡이 효과(bandwagon effert) 가 나타난다.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 후보자들은 전전긍긍하게 되고 그 결과와 추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여론조사는 이젠 선거에서 결정적이고 영향력이 큰 잣대가 되었지만, 이를 맹신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선거철은 여론조사 기관에게 대목이다. 정당이나 언론사의 의뢰로 크게는 수천만 원짜리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그런데 문제는 언론사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 적게는 1퍼센트 포인트, 많게는 10퍼센트 포인트 이상 큰 격차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1, 2위 후보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시기 규모 또 조사할 때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함께 조사했는지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응답률인데 보통 적게는 5%에서 10%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집전화만 조사했을 경우 2030의 의견이 누락될 수도 있다. 게다가 여론조사 설문을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천차만별이기에 이런 것들을 꼼꼼히 챙겨 보고 오차범위도 참고하여 종합적으로 분석 판단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정치권 또한 여론조사는 어디까지나 오차를 포함한 추정치 일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지율 1% 차이에 울고 웃는다. 여론조사 결과가 유권자의 판단을 결정하는 주요변수로 작용하고 판세를 읽어가는 중요한 잣대로 자리매김한 이상 미덥지는 않지만 영 무시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결과 자체보다 그것이 언론을 통해 공표 되면서 갖게 되는 영향력이 더 막대하다. 여론조사란 흐름을 보는 것이고 상황의 스냅사진에 불과 한데도 결과만을 보도하는 경마식 보도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지대하다. 조사결과에 나타난 수치에 근거해서 어떤 사실을 확증하거나 증명할 수 는 없다. 조사결과의 수치는 어떤 사실을 제시하거나 보여줄 따름이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여론조사는 여론을 탐색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며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를 여론과 동일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여론조사의 기술적인 발전은 한계에 달해 있으며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전반적인 민의를 추계할 수는 있지만 세부적인 분석은 곤란하다. 선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유권자 전체보다 투표하는 유권자의행동을 파악해야 하지만 여론조사는 아직 누가 투표하고 기권하였는지를 판별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고 보완하여 정확도를 높인 것이 출구조사이다. 여론조사에 비해 비교적 정확하다.

현행 공직 선거법에서는 선거 6일전부터 언론사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선거 관리 위원회가 선거일 하루 전까지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뜨겁다. 선관위가 내세운 이유는 SNS의 발달로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에도 출처가 불분명한 각종여론조사 결과가 유포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작용을 줄이자는 취지이다. 이 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되어 있으며, 개정안에는 응답률 20%미만의 선거 여론조사는 공표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현실화 되면 선거전날 까지 쏟아지는 각종 여론조사 홍수 속에서 소신있게 표를 던지는 것은 결국 유권자가 감당해야하는 몫이다.

여론조사는 문제점도 있지만 그 실적도 인정해야 한다. 정치학의 발전에 공헌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치와 매스컴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응용기술을 구축하는 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평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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