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지리산향기54-때 밀고 물장구 치고
도민칼럼-지리산향기54-때 밀고 물장구 치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2 18: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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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때 밀고 물장구 치고


하루하루가 변화무쌍(變化無雙)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를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이 칼럼이 읽혀질 시간에는 북미회담이 한차례 진행되어 끝나거나 진행 중 일 것이고 사람들은 선거를 하러 투표소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가를 생각해 보자! 나라와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는 자리에 있는가?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내 이익과 내 주변 관계들에 휩쓸려 있는가? 아니면 어떤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열심히 혼자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지난해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우리를 둘러싼 열강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고 나올 때 구한말의 우리나라 상황이 자주 떠올려졌다. 힘없는 왕권, 그럼에도 그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시아버지 대원군과 민비가 벌이는 싸움, 그리고 그 때를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열강들의 모습이 상황은 다르지만 바르고 강력한 주권자가 없으면 나라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도 현실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설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라고 하지만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36년이나 겪었다. 내 나라 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했고 일본 순사가 가장 무서운 사람이었으며 농사지은 쌀을 모두 빼앗겼다. 그리만 했는가? 우리의 딸들은 전쟁 위안부로 끌려갔고 군함도는 영화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실제였다. 불과 백 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동족이 서로를 참혹하게 죽이는 한국 전쟁이 났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만약 지금도 북한은 적이고 전쟁을 해서라도 북한을 굴복 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미국이나 일본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권이 들어서서 국민들을 호도한다면? 백 년 전의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지난 육십 여년, 분단으로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김정은은 3대 세습 독재자의 아들로 권력에 취한 정신이상자라고 치부한 사람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단단한 내공으로 적국의 수장을 불러내어 대화를 나눴고 이루어질 거라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북미회담까지 하도록 길을 여는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것을 두고 좌빨과 손을 잡았다고 할 수 있는가? 경제가 다 죽어 가는데 무엇 하느냐고 말할 수 있는가? 세계는 우리 한반도를 여행 위험 지역으로 본다. 우리는 늘 전쟁 위기설을 들으니 만성이 되어 모르지만 가끔 유럽에서 테러가 일어나면 가려던 여행을 취소하고 걱정하는 우리보다 그들은 우리가 사는 지역을 더 위험하게 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한반도가 지금 평화의 기운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원화 가치는 상승하고 세계 증권가의 코리안 리스크는 사라져 가고 있다.

이럴 때 견제와 균형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지금 한반도에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한 목소리로 우리의 정부를 지지해 주어야 한다. 속으로는 여러 이해관계가 있겠지만 남과 북의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잘못되기를 노골적으로 바라는 나라는 지구상 유일하게 일본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못지않게 의심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당이 있다. 그 당을 진정 사랑한다면 그 편에 서서 좌빨이 어쩌고 빨갱이가 어쩌고 하기보다 정말 우리가 사는 이 나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이 나라가 어떻게 가야하는지 우리의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오늘 우리가 하는 선거다. 표심이 민심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은 감정적으로 친해서 뽑아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가 오류의 집단을 미는 것이라면 냉정히 생각해 보자. 정치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이 조직이 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종료되면 어떤 결과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한반도의 밝은 운명을 빌어보려 한다.

회담도 우선 일단락되고 선거도 끝나는 이번 주말 16일에는 너와 나도 없고 니편 내편도 없이 어울렁 더울렁 놀아보는 시간이 지리산 화개골에 준비되어 있다. 칠불사 가는 길 <시인의 정원> 펜션에서 그동안 쌓인 마음의 때를 벗기고 계곡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물장구를 쳐보는 시간 <때 밀고 물장구 치고> 지리산행복학교를 경험하는 날, 누구든 오셔서 세상 시름 놓고 가시라고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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