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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칼럼-단체장의 자격은 무엇인가?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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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3  21: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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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단체장의 자격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단체장이 되어야 하는가? 여러 가지 자격조건이 있겠지만 이 시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상기해야 한다. 이 말은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이다. 초기 로마 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에서 비롯된 말이다. 현대시대의 귀족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바로 단체장들일 것이다. 단체장들이 가져야할 자격이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이다. 단체장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칼레의 시민’들의 이야기가 보여주고 있다.

14세기 백 년 전쟁(1337~1453년) 당시 영국군에게 포위당한 프랑스의 항구 도시 칼레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1년 가까이 영국의 집중 공격을 막아냈지만 더 이상 프랑스의 구원병을 기대할 수 없어 절망 속에서 결국 항복하게 된다. 그리고 영국의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한다. 그러나 에드워드 3세는 장고 끝에 항복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저항으로 인해 영국에 피해를 입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해 6명을 처형하겠다” 6명의 생명을 담보로 책임을 물어 복수하고자 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칼레 시민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그때 자원하겠다고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칼레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외스타슈 드 생피에르’였다. 칼레 시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그의 희생정신에 감격하여 교수형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그의 뒤를 따랐다. 시장, 대상인, 법률가, 부유한 귀족들 등 총 7명이 죽음을 자처하였다. 한 명을 빼야 하는 상황에 누구를 뺄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였다. 제비뽑기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조 지원자인 생피에르가 반대하였다. 그는 다음날 처형장에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람을 빼자고 제안했다. 다음날 아침 처형장에 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는데 바로 생피에르였다. 사람들이 허탈해 할 때 생피에르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생피에르는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우려하여 솔선수범하여 목숨을 끊은 것이다. 남은 6명의 지원자들은 에드워드 3세의 요구대로 맨발과 맨머리에 홀 옷을 입고 목에서 밧줄을 맨 체 칼레 성의 열쇠를 들고 교수대로 향한다. 그런데 처형 되려던 순간 임신 중이든 영국 왕비가 생명을 죽이면 태아에게 불행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면 왕을 설득한다. 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여 왕은 6명의 시민들을 살려 주게 된다. 생피에르와 6명의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상징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단체장으로 어떤 사람이 당선되어야 하고, 당선된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여야 하는가? 선거 때에만 유권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표를 구걸하고, 당선되고 나면 오만해지는 일부 정치인들이 모습에서 국민들은 환멸을 느낀다. 단체장이든 각 단위별 의원이든 일단 당선이 되면 현대판 귀족이 되는 것이다. 귀족은 많은 사람들이 받들어 주니 오만해 지기 쉬운 법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턱 밑에서 한참동안 헤매고 있는 것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 정치인과 같이 재벌가는 현대판 귀족이다. 최근 모 재벌가의 딸이 직원들에게 육두문자를 쓰고, 물 컵의 물을 얼굴에 붓고 모욕을 주는 사건이 회자되었다. 참으로 오만한 갑질 행동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인과 재벌과 같은 현대판 귀족들이 도덕의식을 제대로 갖추고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을 갖는다면 나라 전체가 청렴해지고, 유능해져서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초기의 로마는 왕과 귀족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보여주었기에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고, 말기의 로마는 왕과 귀족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상실했기 때문에 부패하고 무능해져서 스스로 자멸한 것이다. 새로 당선된 정치인들과 기존의 재벌들은 칼레의 시민들 특히 생피에르의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고 이 나라의 미래와 희망을 견인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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