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활용을 위하여
시론-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활용을 위하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3 21:23
  • 15면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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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
 

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활용을 위하여


고(故) 이성자 화백은 이응로, 김환기님과 더불어 우리나라 서양화 1세대라고 불릴 만큼 미술계의 의미 있는 분들이지만 후자의 두 사람에 비해 이성자 화백은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아마도 생전의 작업들 모두가 프랑스에서 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작품도 다른 화가들에 비해 많은 편인데 회화 작품과 판화 작품, 기타 모두를 합하면 1만4000점을 60여년에 걸쳐 제작 했다. 이 중에 약 376점을 고향 진주에 기증함으로써 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이 생기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올해가 이성자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지만 실상 미술관에 가보면 매표소를 찾기는 정말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림을 감상 하러 오는 사람들도 별로 없이 한산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전시 기획된 그림들도 연대별 위주의 단순하게만 배치 해 두어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DP(display) 형태이고 조금 감상 하다가 보면 곧 지루해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기증된 작품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큐레이터나 미술관 관장의 부재에서 오는 공백이기도 하다. 거기에 상주하고 있는 미술관 공무원들이 폐쇄된 사무실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거니와 미술 전시 및 기획전의 전문성이 매우 부족함을 느낀다.

주변에 있는 미술 작가들과 미술관 운영과 관리 방법을 이야기 하다가 보면 불만이 가장 많은 안건은 전시 대여가 무척 어렵고 책임을 지고 안내 해주는 전문 담당자가 없다는 것이다. 도에서 운영 하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은 1년 전에 미리 전시대여 신청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뿐 아니라 그 경쟁률도 만만찮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하지만 그것은 부족한 전시 공간에서 오는 밀림 현상 이라고 달리 표현 하고 싶다.

진주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가들도 많은데 박생광 화백을 비롯하여 젊은 시절 요절한 작가들은 물론이고 현존하는 유명한 화가들도 많다. 따라서 전시를 하고자 하는 화가나 예술가들에게도 부족한 전시 공간을 공유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항상 볼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시민과 작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그 방안으로는 이성자 화백의 작품 감상은 제 2전시실에서 상설로 전시를 하고 제 1전시실은 외부 전시로 개방을 하여 저렴한 임대를 하는 것이 좋겠다. 세미나실은 아직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가정 하더라도 1년에 한 두 번의 세미나를 위하여 시설을 놀려 놓을 필요도 없다. 부족한 전시 공간을 위하여 과감히 전시실로 바꾸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가 있다.

야외무대를 보면 이 또한 미술관의 용도에는 별 필요하지 않는 시설물인데 적절한 용도 변경을 생각 해 볼 때이기도 하다. 주차 공간을 지적 해보면 주차 댓 수는 9대 정도이다. 보통 그룹전에 참가하는 인원은 대략 10명에서 30명 정도인 것을 감안 하고 거기에 관람자들의 차량까지 계산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부족한 주차장은 미술관에 속해 있는 나대지나 야외무대의 바닥 일부를 사용 하면 해결될 수도 있다.

현 시립 이성자미술관의 하루 관람자를 보면 몇 되지도 않는데 이는 다른 부족한 전시 공간과도 동 떨어진 운영 방식이다. 처음으로 진주시가 ‘시립’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미술관을 이렇게 방만하게 둘 수는 없는 지경이고 시민의 세금으로도 더 운영을 계속 할 수도 없다. 시립 이성자미술관은 하천을 끼고 있는 수려한 곳에 대지 13,000㎡의 적지 않는 미술관이지만 활용도와 적법한 운영에 있어서는 문제가 많다.

진주 미술협회 작가와 그 외 작가들 모두에게도 부족한 전시 공간과 창작 지원을 위하여 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 전시실의 확대 개방의 의지와 활용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전문성 있는 관장과 큐레이터 영입으로 가치 있는 진주 시립 이성자미술관의 발전을 기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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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18-06-26 16:05:58
진주미협이 시민들에게 무엇을 해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자기 이익만 챙기고 아전인수만 일삼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눈 감고 귀 막는 집단 아니던가요? 차라리 진주미협 회원을 위한 미술관을 따로 하나 지어 달라 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이네요.

김순희 2018-06-26 09:25:40
큐레이터나 관장 없는 것 사실이고, 진주에 수많은 화가들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많은 화가들 중 자신의 작품을 아무 조건없이 돈 한 푼 받지 않고 375점 기증한 사람 있는가요?한국의 미술계에 이성자 화백이 알겨지지 않은 이유는 뼛속깊이 뿌리박힌 미술계의 폐쇄성 때문은 아닌지요? 이성자미술관이 넓던가요? 글쎄요..그나마 이성자라는 화가가 없었으면 그 미술관도 안 생겼을 것입니다.

최영준 2018-06-23 23:57:39
글 잘봤습니다. 이성자 미술관을 시에서 지원한다니.. 정신 나갔군요.
아버지가 창녕 등 경남 군수에
일제강점기 일본 유학
1951년 부산피난 시절 프랑스에 유학.
힘들게 유학했다는 내용은 어이가 없더군요.
국립현대 미술관은 공과 과를 구분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적어도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곳이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