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잘 먹고 잘 싸기
한의학 칼럼-잘 먹고 잘 싸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6.17 18:18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잘 먹고 잘 싸기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잘 먹고 잘 소화시키고 잘 내보내는 것이다. 그 중 잘 먹는 것과 잘 소화시키는 것에 대한 관심은 많은 편이나 잘 내보내기는 의외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 항문으로 나가는 그 길은 넓게 보면 하나의 파이프로 볼 수 있는데 배변활동이 원활하지 못 하다면 파이프 끝이 막혔다고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인체의 여러 부위에 이상이 올 수 있다.

변비는 배변의 횟수가 적거나 배변에 힘이 드는 경우, 배변이 3~4일에 한번 미만인 경우로 정의한다.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흔한 증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흔하다.

한의학에서는 변비를 크게 실증과 허증으로 구분을 한다. 실증 변비는 변이 굵고 딱딱하며, 심한 경우에는 화장실에 들어가 변을 보기까지 심한 고통이 수반된다. 이에 비해 허증 변비는 염소똥 같이 동글동글한 것이 뭉쳐져서 한 덩어리 뚝 떨어지거나, 심하면 파내야 하는 고약한 경우도 생기고 초반은 딱딱했으나 뒤에는 무른 변이 밀려나오는 경우도 있다.

실증 변비가 있는 사람은 대게 얼굴이 붉고 머리가 무겁고 이유 없이 트러블이 발생하거나 얼굴이 거칠어지는데, 주로 청년기에 잘 나타난다. 허증 변비는 말 그대로 허해서, 즉 장이 냉하고 운동성이 떨어져서 오는 증상이 많고 노인이나 병치레를 오래 한 환자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움직임이 적고 몸이 냉한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실증 변비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열이며 한의학에서는 차가운 성질의 약재를 조합하여 열을 식히고 기운을 밑으로 내려 변이 나오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방법은 우리가 약국에서 흔히 접하는 변비약이 변을 강제로 내 보내는 방식인데 실증 변비에 사용하는 것은 비교적 괜찮으나 허증 변비에 자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허증 변비의 경우 장의 움직임 저하가 가장 큰 원인인데 강제로 변을 내보내다 보면 장의 운동성이 더욱 떨어지게 되어 처음 약을 먹었을 때보다 약에 대한 반응이 떨어져 점점 용량을 늘리게 된다. 이런 행위가 반복되다 보면 장의 운동성은 계속 떨어지고 변비는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 허증 변비의 경우 장의 운동성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역시 운동이다. 장은 불수의근으로 우리가 의도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으나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 요가 등을 통하여 인체의 전반적인 혈액순환을 개선하게 되면 장내에 혈행 상태가 원활해져 배변 활동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다. 대개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는 위가 비어있기 때문에 이때 자극이 오게 되면 그 자극이 대장에 전달이 된다. 이 자극을 통해 장이 움직이고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 이다.현대인들은 냉장고 덕에 항상 차가운 음식일 접하게 되고 날이 더워지면 에어컨 바람까지 더해져 배가 차가운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저녁식사 2시간 후 30분 정도 배에 따듯한 핫팩을 꾸준하게 한다면 작지만 즐거운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배변에 피가 보인다든가 체중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배변은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이 글을 보고 화장실에서 즐겁게 나오는 분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