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드는 자원봉사
기적을 만드는 자원봉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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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정/경남자원봉사센터팀장
보통 ‘기적’이라 말은 상식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나 인간이 행하여 이뤄낼 수 없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설명할 때 쓰인다. 하지만 자원봉사활동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을 이루어낸 예가 너무도 많아 몇 가지 소개하자고 한다.

대표적인 소개할 우리나라 자원봉사의 기적은 서해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오염된 태안반도를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복구한 예를 들 수 있다.

지난 2007년의 일은 아직도 생생하게 우리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2007년 12월은 엄청난 해양오염 재앙을 함께 극복하고자 서해안으로 향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 사이에 5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 기름덩이를 제거하는 데 동참하였고, 재난 극복을 도우려는 성금도 끊이지 않았다. 그해 연말, 자원봉사자들은 송년회를 태안에서 보냈고 몇 달을 태안에 둥지를 틀고 복구 활동에 매달리며 지금의 서해안을 만들어 내었다. 그때 외신들은 바닷가에 줄지어 기름때를 닦고 있는 자원봉사자 무리를 앞 다투어 소개하며 이것은 기적이라고 설명하였다. 지금 태안에는 당시 자원봉사자들의 정성과 노력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절망의 검은 바다를 살려낸 120만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상징하는 태안희망벽화가 그려져 있다.

자원봉사활동의 또 다른 기적으로는 우리 가까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 ‘동피랑’이다. 동피랑마을은 원래 통영시가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낙후된 마을을 철거하여 재개발하려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푸른통영21’이라는 시민단체가 벽화공모전을 열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마을로 바꾸어 놓았다.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자 통영시는 마침내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헐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하였다. 철거 대상이었던 동네는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지금도 동피랑마을은 매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새로운 그림을 가득 채워 아름다운 마을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은 수해로 상처 입은 우면산 일대를 복구하는 기적을 만드는 일에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하였다. 7월말 갑작스레 찾아온 수마가 할퀴고 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는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줄을 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우면산에서 쏟아져 나온 토사를 제거하거나 신림동을 비롯한 침수 지역에서 물을 빼고 가구를 말리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재 모습을 찾는데 힘을 모았다.

이뿐만 아니라 감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 일들이 국내외에서 자원봉사활동으로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각박하고 이웃에 무관심한 세상에도 무서운 재앙이 휩쓸고 간 자리, 홀로 가난과 고독을 감내해야 하는 노인의 곁, 세상의 문턱이 너무 높아 힘겨워하는 장애인의 곁에도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기적은 혼자의 힘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 흔히들 미래의 희망은 자원봉사라고 한다. 인류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를 위해 자원봉사활동으로 드라마틱한 기적들이 자주자주 생겨났으면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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