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Anthrax
탄저(Anthrax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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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경상대
수의과대학 교수
탄저(炭疽; Anthrax)는 탄저균(Bacillus anthracis)에 의해 발병되는 질병으로 감염된 개체가 ‘숯과 같이 검정색으로 썩어 들어간다’라는 특징에 의해 붙여진 질병이며, 석탄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anthrakis’에서 유래되었다. 흔히 탄저병하면 동물 뿐만 아니라 식물에도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동물의 탄저(anthrax)와 식물의 탄저(anthracnose) 원인체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동물 탄저의 경우 세균 (B. anthracis)이 원인체이며 인체에도 감염을 유발하지만 식물탄저는 곰팡이 (Colletotrichum spp.)가 원인체이고 인체에는 아무런 위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저균은 동물 뿐만 아니라 인체에서도 병원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정도로 치명적인 특징을 보인다. 특히 탄저균은 외계 환경이 자신에게 불리할 때 아포(spore)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 아포는 웬만한 물 끓임, 소독약, 자외선 등과 같은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사멸되지 않으며, 보통 수십 년 간 생존이 가능할 만큼 환경저항성이 강하다. 탄저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 될 만큼 감염역이 넓으며 국내에도 산발적으로 발생되는 질병이다.

탄저의 원인체인 탄저균은 그람 양성균이며, 일반적으로 토양에서 서식하는 균인데 이들 균이 포자로 있다가 초식동물 (소, 양 등)에 섭취 되어 질병이 발생된다. 사람이 탄저균을 접촉하게 되는 계기는 주로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 또는 흙을 통해서 이며, 피부나 호흡기를 통하여 체내로 들어오거나 가끔 흡혈곤충을 매개로 하여 감염되기도 한다. 탄저의 발병기전을 보면, 섭취된 아포는 숙주의 탐식세포에서 발아과정을 거쳐 증식하게 되고, 탐식세포를 이용해 각 신체의 림프기관으로 전달되어 출혈성 림프절 염증을 유발한 후 균혈증 및 패혈증을 유발하여 폐사하게 된다.

탄저의 임상증상은 대부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동물의 경우 대부분 패혈증을 일으키고 급성으로 폐사하는데, 고열, 폐수종 및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특징적인 병변으로 코와 항문과 같은 천연공으로부터의 출혈을 보인다. 사람의 경우 크게 세 가지 임상증상을 보이는데 창상피부를 통해 감염된 피부탄저, 흡입에 의해 발생되는 폐탄저, 경구섭취를 통한 장탄저로 나뉘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거의 대부분이 사망하게 된다.

국내의 경우 동물이 탄저에 감염된 경우 도살처리를 하는데 매몰 후 20년간 발굴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하여 규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탄저균은 병원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생물학무기로 개발이 되고 있는데, 이는 분말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며 보관과 이용이 편리하고, 적은 양으로도 수백 만 명을 살상할 수 있다. 수년전 미국에서 우편물을 이용한 탄저균의 테러가 자행되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만큼 각 국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탄저에 대한 예방백신은 현재 개발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그에 대한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또한 일반인에게까지 공급할 만큼의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지 않으며, 군인 및 특정인에 한하여 백신이 시행되고 있다.

탄저는 많은 나라에서 발생되고 있는 질병 중 하나이지만, 국내에서는 발병 보고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다만, 현 시점의 국내·외 정세에 비추어 볼 때 탄저균의 생물학무기에 대한 사안은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은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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