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마리 용이 다시 이무기로
9마리 용이 다시 이무기로
  • 김봉철 기자
  • 승인 2012.03.25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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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철기자
9마리 용이 놀았다는 전설이 남아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주변에 기암괴석이 널려 있는 용유담.

용유담은 함양군 지리산 계곡의 물이 모이는 연못으로 2008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지정했고 경상대 경남문화연구원도 학술조사를 통해 ‘명승 및 천연기념물로서 가치가 매우 커 보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런 문화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아 용유담은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이 명승 지정한 4곳에 포함됐지만 수자원공사와 함양군의 ‘용유담을 포함한 지역에 홍수조절댐 건설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댐 사업 구역의 일부 지역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져 용유담을 제외한 3곳이 지난달 명승으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 여러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진주환경연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리산 댐 자체가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기 위해 수량을 확보하려고 계획된 보조댐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만약 운동연합 관계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명승이 정부의 강압적 정책과 지자체의 눈치보기로 한 순간에 수몰지로 변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잠김이 아니다. 남명 조식, 일두 정여창, 점필재 김종직 선생 등의 발자취는 물론 용유담과 함께 생을 함께하고 있는 주민들의 영혼도 함께 묻히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이 여러 장점도 있겠지만 우리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파괴해가면서까지 강압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와 문화재청도 정부 눈치보기에서 벗어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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