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마음을 선하게 쓰면 얼굴도 선하게 보인다
칼럼-마음을 선하게 쓰면 얼굴도 선하게 보인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09 18:0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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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마음을 선하게 쓰면 얼굴도 선하게 보인다


예전에 관리를 등용하는 데 표준으로 삼던 네 가지 조건으로 신수(身手)·말씨·글씨·판단력을 기준으로 했다. 여기서 신수는 잘생기고 못생겼다기보다는 표정이나 건강도의 형상을 말한다. 그만큼 사람의 얼굴은 중요하다.

중국 당나라 때 배휴(裵休)라는 유명한 정승이 있었다. 그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이 쌍둥이 형제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숙부의 집에 몸을 의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일행선사라는 고승이 찾아와 그들 형제를 바라보더니… “저놈은 누구요?” “내 조카인데 형님과 형수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어쩔 수 없이 내 집에 데리고 있습니다” “그래요? 천하에 빌어먹을 복도 없게 생겼구려. 저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면 이 집이 망할 것이니 애당초 그렇게 되기 전에 내보내십시오”하고는 나가버렸다. 방문 밖에서 숙부와 일행선사의 대화를 엿들은 형제는 “숙부님, 저 같이 복 없는 인간이 일찍이 부모님 여원 것만 해도 죄스러운데 숙부님까지 저 때문에 힘들게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들이야 어떻게든 살지 않겠습니까?”라고 인사를 하고는 집을 나왔다. 형제는 집을 나와 산 속에 들어가 숯을 구웠고, 틈틈이 글 읽기를 하고 검술도 익혔다. 그리고 숯을 구울때는 넉넉하게 구워 남은 숯들을 다발다발 묶어 단정한 글씨로 쓴 편지와 함께 집집마다 나누어 주었다. 이렇게 꾸준히 숯을 보시하자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던 마을 사람들도 감사하게 생각하였고, 마침내 숯이 도착할 시간이면 “양식에 보태라”며 쌀을 대문 밖에 내어놓기까지 하였다. 형제들은 길을 가다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이를 만나면 대신 짐을 져 주고, 다리를 놓은 곳을 지나면 다리를 같이 놓아 주고, 헐벗어 죽은 이가 있으면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기도 하면서 성실히 살아갔다. 때로는 거지라 놀림 받으며 아이들의 돌팔매질을 당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복 없이 태어난 처지를 생각하며 참고 또 참으면서 낙심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갔다.

마침내 두 형제에 대한 소문은 온 고을로 퍼져나갔다. 그럭저럭 삼 년이 지나 우연히 숙부의 집을 지나치다가 인사를 드리려 들르게 되었다. 마침 그때 삼 년 전에 자신에게 복이 없다고 말씀하신 선사를 만나게 되었다. 형제를 본 일행선사는 “저 놈은 누구요?”라고 물었다. “삼 년 전 여기서 선사와 만난 적 있는 제 조카 아닙니까?” 그때 선사께서 “천하에 빌어먹을 복도 없게 생겼다”는 말을 듣고 집을 나가더니 오늘에야 인사를 한다고 왔습니다. 선사는 깜짝 놀라며 “얘야, 너 정승이 되겠구나. 전날에는 너의 얼굴에 거지 팔자가 가득 붙었더니 오늘은 정승의 심상이 보이는구나. 그동안 무슨 일을 하였느냐?”형제는 그 동안의 일을 자세히 말씀드리자 일행선사는 무릎을 치면서 기뻐하셨다. “그러면 그렇지! 너희들의 마음가짐이 거지팔자를 정승팔자로 바꾸어 놓았구나” 그 후 형 배휴는 정승이 되었고, 동생 배탁은 대장군의 벼슬을 마다하고 황하(黃河)의 뱃사공이 되어 오가는 사람을 건네주며 고매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렇듯 좋은 일은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으로 대자비(大慈悲)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좋은 생각(意)을 가지고 좋은 말(口)을 하고 좋은 행(身)을 베풀다 보면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들도 행복해지게 됨을 알 수 있다. 흙이 쌓여 산이 된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노적성해(露積成海)'라는 말이 있다. 작은 좋은 일이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꾸준히 행하면 크게 좋은 일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니 우리 모두 좋은 일을 실천하여 모든 업장을 소멸하고, 작은 일에도 만족하줄 아는 마음으로 좋은 일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되어보자. 힐링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법식으로 몸과 마음이 즐거울 수 있도록 작은 좋은 일부터 매일매일 실천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며, 좋은 일을 실천하는 이에겐 기도의 영험가피가 더욱 충만해질 것이다.

이렇게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게 된다. 우리들의 상(象) 중에는 심상(心象)이 제일이고 관상이 두 번째이며 사주팔자는 세 번째라 했다. 그래서 스스로 복을 짓는 삶이 제일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 선행과 바른 행동 그리고 바른 마음과 바른 믿음으로 복 짓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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