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아는 만큼 보이는 여행, 행복 여행을 떠나라
아침을 열며-아는 만큼 보이는 여행, 행복 여행을 떠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16 18: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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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아는 만큼 보이는 여행, 행복 여행을 떠나라


여행의 묘미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떠나려고 하는 여행지의 정보를 모으고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일까?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의 문화를 접하는 여행 기간 동안일까? 아니면 여행을 다녀와 내가 경험한 것들을 정리하면서일까? 행복을 꿈꾸며 나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번 휴가 또 여행 가방을 꾸린다. 어딘가로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떠나기 몇 달 전부터 싼 비행기표를 구하고 그에 맞는 호텔을 예약하고 그 지역에 대한 정보를 모으면서부터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간까지를 즐겨한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여행사가 짜놓은 일정에 맞추어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여행을 선택했다. 처리해야 할 업무 일정들도 당겨서 해결하고 10일 동안의 긴 여행 일정이지만 모든 걱정은 뒤로 하고 맘껏 즐길 수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이번 여행만큼은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터키 여행을 위해 도착한 인천공항은 업무차 떠나거나 여행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족 여행을 떠나는 사람, 친구와 떠나는 사람, 나홀로 떠나는 사람 등 다양한 무리가 삼삼오오 모여 출발의 설레임을 나누고 있었다. 여행사가 제공하는 일정표를 받고 탑승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 앞에 앉아 지나가는 이들을 지켜보았다. 행복한 표정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난 행복해지고 있다. 탑승구에 대기한 사람이 많은 걸 보아 거의 만석으로 내가 탄 비행기는 정시에 겨우 출발을 했다. 현지 안내자를 만나기 전까지 누가 우리의 일행인지도 모른 채 하늘 길을 비행하는 10여 시간동안 주변에 앉은 사람들을 보면서 저들이 같이 가는 일행들인가 보다고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4인 가족 2팀, 여자 친구끼리 2쌍, 부부 1쌍, 혼자 떠나온 한 명, 그리고 우리 가족. 일행의 수만큼이나 여행을 떠나온 목적도 제각각이다. 결혼 20주년을 기념해서 떠나온 사람, TV를 보다가 터키 여행이 눈에 들어와 바로 예약하고 떠나온 사람, 바쁜 일정에서 시간을 쪼개어 힘들게 가족 여행을 떠나온 분들, 가장 한가한 시간이 요즘이라며 일상을 벗어나 떠나온 사람들 등등.

난 이번 여행도 역사적, 문화적, 건축학적으로 유명한 장소와 건물들을 보고 그들의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다른 이들의 문화를 경험해 보러 간다. 도착지는 지난 해외 일정에서 잠시 둘러 본 경험 덕분인지 낯설지가 않다. 이슬람 문화권 국가이기에 여러 가지로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다.

첫 방문지는 시장. 이곳 시장은 터키인을 위한 일상 물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이미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물음에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는 순간 그들은 형제의 나라, 자기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한국말로 응대를 한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여기를 방문했으면 점원들은 몇 마디의 한국말을 한다. 과연 저들에게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역사 시간 특별히 터키에 대한 내용을 다룬 기억이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터키는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중 한 나라였으며 많은 수의 젊은이들이 우리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준 나라 중 하나라고 알고 있었다. 작년이 터키와 한국은 수교 60주년이었고, 돌궐족의 후손과는 고구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고 놀랐다.

여행 기간 내내 한국인 가이드는 버스에 올라타기만 하면 터키의 역사와 문화, 한국과의 관계, 그리스 로마 신화 등 많은 지식들을 알려주었다. 20명의 일행들을 제각각 여행의 목적이 다른 만큼 여행지에게 겪고 보는 것이 다르지만, 쉽지 않게 시간을 내어 문화를 보러 왔으니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것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욕심은 같았으리라. 여행사 여행은 정해진 경로만 허용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 것과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과 다수의 불필요한 상점에서 강매 아닌 강매 물건을 구경해야 하는 것만 양보를 하면 편안한 휴식과 행복한 문화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인이 한국인을 도와야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허락되면 공정 여행을 떠나보자. 현지인이 팔고 있는 현지 음식을 먹어보고 현지인과 대화해 보라. 조그마한 것이라도 현지인이 파는 상품을 구입하고, 여행 목적에 맞게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가져 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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