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집중력이다!
아침을 열며-골프, 집중력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22 18: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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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집중력이다!


우리는 살면서 흔히 운칠기삼(어떤 일을 할 때 운(運)이 70%, 자기 실력 혹은 기술(技術) 30%라는 뜻으로 화투놀이에 주로 인용됨)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골프라는 운동에서도 비슷한 수치(數値)가 적용된다. 바로 멘탈(mental) 70, 기술(technic) 30이라는 것이다. 결국 정신력 혹은 마인드(mind)가 전체 경기력의 70%를 차지한다는 의미로 정신력 혹은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필자(筆者)는 멘탈을 정신력(마음) 혹은 마인드라 해석되고 일컬어지는 단어를 집중력으로 풀이하고 싶다. 물론 이 정도의 경지(境地)에 이른 사람은 기본적으로 골프 스윙에서 필요한 그립, 어드레스, 백스윙, 다운스윙, 폴로스루 등에 이르기까지 기본기를 갖춘 사람으로 스스로 골프가 가능한 사람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기본도 익혀지지 않은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그래서 같은 수준의 골퍼들 중에서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은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이고 결론지어 말할 수 있다.

골프는 야구 혹은 테니스와 종종 비교된다. 스윙도 비슷하다. 야구와 테니스는 서서 치는 운동이고, 골프는 약간 숙여서 치는 운동이다. 그런데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간과(看過)하고 있다. 이 엄청난 차이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야구와 테니스 같은 구기 종목을 했던 사람들이 골프를 치면 매우 유리하겠지만 종종 그런 사람들이 빨리 골프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골프를 포기하는 사람의 유형은 대개 자기 성질을 못 이겨서 포기한다. 예를 들면, 야구에서 커브볼(curve ball)이든 체인지업(change up)이든 그것도 시속 100km 이상 빠르게 날아오는 볼도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던 야구 선수가 얌전하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정지해있고, 빨리 치라는 아우성치는 사람도 없고, 심판도 없고, 관중도 없는데 도대체가 골프 공은 제대로 치지를 못한다면서 탄식한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면 저절로 자존심 상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골프를 포기한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십중팔구(十中八九)로 ‘골프는 운동이 안 된다’는 것이다. 천만에 말씀이다. 연습장에서도 골프라운드에서도 운동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장에서든 골프라운드에서든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묘미가 달라지는 운동이 골프다.

그렇다면 골프와 야구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일까? 물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지된 공이고, 움직이는 공이다. 그것보다 더 큰 차이는 바로 관중의 응원소리다. 바꾸어 말하면 주변의 소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야구에서의 응원은 동기유발이 되겠지만, 골프에서의 응원 심지어 카메라 셔터 소리마저도 골퍼에게 집중력을 빼앗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에서는 샷 전에 보조요원들이 손에 ‘Quiet(조용히)’라는 팻말을 들고서 주변을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시킨다. 가끔 TV 중계에서도 캐디(caddie)가 관중들을 향해서 큰 소리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가끔 볼썽사나운 장면도 화면에 잡힌다. 그렇다면 야구는 타격을 할 때 고함을 쳐도 된다는 말인가? 결론은 고함을 치든 안치든 별로 상관없다. 사람은 정지된 사물보다는 움직이는 사물에 더 집중하게 된다.

따라서 빠르게 움직이는 야구공은 타자에게 온갖 집중력을 요구하게 되지만, 정지된 골프공은 골퍼에게 순간적으로 온갖 상념(想念)과 생각들이 교차하게 만드는데 여기다가 관중의 웅성대는 소리, 발자국 소리 심지어 동반자의 장갑 벗는 소리까지도 더해져 결정적인 미스샷(miss shot)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골퍼 중에서는 이런 약간의 소음까지도 즐기는 사람이 있다. 오늘부터 골퍼들이 외부 자극에 민감하기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좀 더 행복한 골프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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