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비우고 베풀면 행복이온다
칼럼-비우고 베풀면 행복이온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24 19:0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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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비우고 베풀면 행복이온다


‘욕망, 이란 삶의 원동력이 아닌 괴로움의 뿌리이고, ‘행복, 이란 채움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얻는 것이며, ‘죽음, 이란 삶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모든 괴로움은 삼독(貪瞋痴)에서 나오기 때문에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벗어나야한다.

오늘 내가 뿌린 지혜의 종자가 자라나서 꽃 피우고 열매 맺고, 그 씨앗이 각처에서 발아되어 성장해나가고 있다면 그 결실은 무량한 것이다. 그러기에 남에게 선을 베풀며 살아가자.

그것이 자신과 남을 동시에 이롭게 하는 길이 된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 가’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이 세상은 끝이 있는가 없는가’ ‘내생(來生)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철학자처럼 이런 생각에 잠겨있지 말고,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몸을 움직여 선(善)을 실천해 나가보자. 일미칠근 이란 말이 있다. 쌀(米) 한 알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부가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하고, 농부의 손길이 적어도 88번은 가야한다는 말이다.

쌀알 하나도 모두 피와 땀과 수고의 산물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부터 입는 옷, 신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용품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요,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모든 분들의 피와 땀과 노고와 협동의 부산물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다 아껴 쓰고 절약하며 모든 생명에게 자비의 마음으로 베풀며 살아가야한다. 사랑은 조건부지만, 자비는 무조건이다. 베풂은 고통 없는 세상을 향해가는 것이며 자신의 이익을 떠난 드높고 드넓은 사랑인 것이다. 특히 배고픈 중생을 만나면 반드시 먹을 것을 베풀어주도록 하자.

음식을 먹으면 힘이 생기기 때문에 음식을 베푸는 것은 곧 힘을 베푸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힘을 베풀어 주는 사람도 강한 힘을 얻게 된다. 또 옷을 보시하면 옷을 입은 사람의 용모가 단정하게 되므로 베푸는 사람의 용모도 더 없이 단정하게 된다.

차를 태워주거나 자리를 양보해주면 상대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음으로 선행을 베푼 사람의 몸과 마음도 편안하게 된다. 어느 연구 분석에 따르면 봄에 피는 꽃은 15%정도이며, 여름에는 50%, 가을에는 35%의 꽃이 핀다고 한다. 그러나 꽃들은 여름에 피는 꽃을 부러워하거나 봄에 피지 못한 것을 투덜대지 않는다. 식물들도 변화의 조건을 지각하여 그에 맞추어 싹을 피우고, 잎을 무성히 내고, 낙엽을 떨구며 몸을 바꾸어가면서 자연의 무상한 조건과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의 상(相)을 고집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도 그래야한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뭔가를 주는 사람을 좋아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크기만큼 나를 사랑해준다. 그래서 항상 밝은 사고로의 전환이필요하다. 좋은 날씨 나쁜 날씨가 따로 없다.

연인끼리 걷는 걸음은 비바람 치는 날씨라도 좋기만 하겠지만 서로 티격태격하며 걷는 사이라면 맑고 밝은 날씨라도 결코 좋은 날은 아닐 것이다. 연인끼리 해변을 걸을 때의 파도소리는 밀어의 속삭임이겠지만 서로 자기주장 속에 불편한 사이라면 그 파도소리가 오장육부를 끊어내는 통곡의 소리로 들릴 것이다. 진실하고 겸허하게, 따뜻하고 정의롭게, 평화롭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이 삼독을 벗어난 삶이다. ‘자경문’에서는 ‘아끼고 탐하는 마음이 착한 길을 막고, 자비롭게 보시하는 마음이 반드시 악한 길을 막느니라.’하였다.

스스로의 감각과 느낌으로 미지의 영역에도 과감히 몸을 던져 자비선행 속에 살아가야한다.

노력도 없이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 생활하면서 술과 마약, 도박에 빠져 사는 사람에게는 절망만 따르게 된다.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나태해지고 연약해져서 자생력을 잃게 되므로 이제부터라도 지혜의 문과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서 남을 위해 베풀며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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