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감성정치로 국민지지 지속될수 없다
칼럼-감성정치로 국민지지 지속될수 없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7.26 18: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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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감성정치로 국민지지 지속될수 없다


인생살이와 정치는 닮은 데가 많아 되돌아보면 흥미롭기도 하다. 출생과 성장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 두 사람이 결혼을 통해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다. 결혼식장에서 주례선생이 들려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십중팔구 ‘부부는 평생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양가 부모님을 섬기고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한평생을 동고동락하라’는 것이다.

어느 누가 결혼식장에서 달콤한 장래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 있으랴만은, 사람이 살다보면 결혼식장에서 품은 청운의 꿈을 인생살이에서 그대로 실천하며 살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는 인생일장춘몽이란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들은 행복한 꿈을 많이 꾼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청와대에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고용상황판이 설치되고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고용현장 방문을 통해 사업주들에게 직접 고용환경 개선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때 국민들은 대통령이 일선에서 저렇게 열심히 하면 뭔가 큰 변화가 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더욱이 우리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대책도 발표되고 노인복지와 서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노인과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경제 환경이 좋아지면서 소득도 증가되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인기는 상한가를 쳤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따지고 보면 정부가 무슨 정책을 잘 실천해 청년실업이 줄고 기업들의 경제여건이 좋아져서 나온 것이 아닌 소위 감성정치로 국민의 정서를 잘어루어 만진 것이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과 경제여건은 어떤가. 대통령은 물론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다시피 일자리 정책은 실패한거나 다름없고 경제여건도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제 국민들이 감성정치로 치솟은 대통령의 인기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하기 시작하면서 거품인기도 빠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은 것이다. 언제까지 국민들을 감성정치의 이미지로 끌고 갈수는 없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정치는 깊은 토론이 없는 판단, 지적인 뒷받침이 없는 바람몰이식의 포플리즘 이러한 것이 바로 감성정치요 모래성과 같은 것이다. 감성정치는 국민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지지율은 무너지게 된다. 그러므로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극적인 연출을 계속해야 한다. 지지자들을 우군으로 묶어 두기 위해 지속적인 좌파정책 실험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문 대통령은 되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적인 정치지도자로 위상을 바꿔놓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목소리만 높혔지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제대로 북핵포기를 위한 진전된 대화나 실리적으로 얻은 것이 별로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추켜 세우면서 짝사랑을 하고 있음에도 김 위원장은 북한의 산업일선 현장방문을 통해 내치에 몰입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금은 되레 트럼프가 북한의 후속조치를 기대하며 안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북핵포기에 대한 후속조치를 두고 중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정자 역할을 맡아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마련에 실패하고 경제정책은 뾰족한 수가 없는 가운데 남북과 북미정상에 대한 후속조치는 제대로 풀려가지 않고 있음에도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마치 문재인 정부가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게 한다.

정치적인 사형선고를 이미 받은 이전 정부의 흠만 캐내 처벌한다고 서민들의 삶과 중소상공인들의 기업경영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다. 과오에 대한 응징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이제 좀 미래 지향적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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