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직장인과 대학생 밴드의 만남 ‘킴봉레코드’
진주 직장인과 대학생 밴드의 만남 ‘킴봉레코드’
  • 윤다정기자
  • 승인 2018.08.06 18:30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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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사밴드·페퍼가든으로 구성…앨범 제작ㆍ공연 기획 등 활동 계획

따로 활동하다 짝지어 활동…2018 여름공연예술축제서 첫 선봬

경남도민신문 주최 2018 진주맥주페스티벌서도 함께 공연 경험

 

▲ 지난 3월 페퍼가든 Vol.1 공연. 합주실에서 한 첫 공연으로 페퍼가든뿐 아니라 다른 밴드들도 초청해 공연을 열었다.

나이도, 직업도, 심지어 음악 장르도 접점이 없는 두 밴드가 만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다.

진주에 근거지를 두고 서로 멘토-멘티 관계로 종종 짝을 지어 활동하는 두 밴드가 있다. 직장인 밴드 ‘개전사 밴드’와 대학생 밴드 ‘페퍼가든’이다.

70~90년대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연주하는 개전사밴드, 그리고 80년대 모던록과 K-Pop을 밴드 음악으로 재해석해 연주하는 페퍼가든. 이들 두 밴드는 한 연습실을 쓰며 동고동락, 음악에 대한 고충과 기쁨을 같이하며 상호 도움을 주고 성장·발전하는 관계에 있다.

최근 두 밴드는 ‘킴봉 레코드’라는 조직을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18 여름공연예술축제에 ‘킴봉 레코드’로서 첫 무대에 오른 것이다.

이 축제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개최된 가운데, 킴봉 레코드는 27일 대중음악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밴드, 청춘을 노래하다’라는 타이틀로 나섰다.

1부에서는 페퍼가든이 ▲말하는 대로(보이스코리아 Ver.) ▲날아(미생 OST) ▲Creep(Radiohead) ▲불장난(블랙핑크) 등을 연주·노래했고, 2부에서는 개전사밴드가 ▲Working For The Weekend ▲Enter Sandman ▲It’s My Life ▲흐린 기억 속의 그대 ▲Breaking The Law ▲Rock You Like A Hurricane 등을 연주·노래했다.

앞서 두 밴드는 경남도민신문이 주최하고 애드미기획이 주관한 2018 진주맥주페스티벌에도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지난 6월 18일 진주종합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진행한 열정적인 공연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 개전사밴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리더 황유진.

개전사밴드는 올해 진주논개제 동반 축제·행사의 일환인 ‘제6회 진주시 밴드 음악축제’에 참가해 대상(일반부)을 수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밴드이다. 이 대회는 아마추어 밴드음악경연대회이지만, 1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이 참가해 음악적 끼와 재능을 겨루는 장으로 진주의 대표 밴드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이 대회가 갖는 호평을 비롯해, 특히 올해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팀의 실력이 진화한다”는 심사평이 있었던 만큼 단순 아마추어 이상의 기량을 갖고 있는 이들이 참가하고 있다. 개전사밴드는 예선을 거치고 본선을 거쳐 최종 대상을 거머쥔 만큼 유수한 실력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개전사밴드는 해당 대회의 제3·4·5회에서도 각 은상, 은상, 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진주남강유등축제 및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등에도 초청공연을 한 바 있다. 올해에는 전국 밴드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개전사밴드는 각자 다른 직장인 밴드를 하다 본격적으로 뜻이 맞는 이들이 모여 지난 2014년 결성됐다. 현재 8명의 멤버(황유진·52·남·베이스, 하진우·46·남·드럼, 김다빈·21·남·드럼, 유지헌·26·남·건반, 서승준·49·남·보컬, 노지훈·39·남·보컬, 신우혁·39·남·보컬, 정현제·35·남·기타)로 이루어져 있다. 개전사밴드 멤버 중에는 페퍼가든 멤버인 유지헌, 김다빈도 있다. 두 멤버는 두 밴드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페퍼가든은 학교 선·후배들이 모여 스터디 밴드 형식으로 시작됐다가 연주 활동으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국제대학교 실용음악과 재학생 5명(유지헌·26·남·건반, 이성환·26·남·보컬, 안성진·24·남·베이스, 양우영·24·남·기타, 김다빈·21·남·드럼)과 휴학생 1명(김혁진·26·남·기타)으로 총 6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해 12월 결성, 만들어진 지 7개월 남짓한 밴드로 대회에 참가한 경험은 아직 없지만 카페·바 등에서 공연을 하며 꾸준히 무대를 접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색을 가진 두 밴드는 어떠한 인연으로 만났으며,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펼쳐나갈까.

개전사밴드와 페퍼가든을 만나봤다.

▲ 개전사밴드가 제6회 진주시밴드음악축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회에서 개전사밴드는 대상을 수상했다.
개전사밴드 및 페퍼가든과의 일문일답.

-밴드 이름이 독특하다. 무슨 의미인가.
▲개전사밴드:
합주실의 원래 위치가 진주 개전사거리에 있었다. 이름을 고민하다 개전사거리에서 ‘거리’를 떼고 개전사밴드로 정하게 됐다.
▲페퍼가든: 우리 멤버 전원이 남자들뿐이라…. 이하 생략하겠다.(웃음)

-두 팀의 인연은?
▲개전사밴드: 현재 페퍼가든 멤버인 유지헌, 김다빈 두 친구가 개전사밴드에서도 활동 중인데, 페퍼가든 멤버인 혁진이도 개전사밴드 멤버였다. 처음에 혁진이가 개전사 합주실에 드나들다가 연습실 한 귀퉁이에 개인 작업실을 차리게 됐고, 한국국제대 실용음악과 전공자들이 별도로 페퍼가든을 만들어 연습실을 같이 쓰면서 자연스럽게 짝지어 활동하게 됐다. 한 연습실을 두 팀이 같이 쓰고 있으며, 개전사밴드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쯤 모여 합주를 한다.
▲페퍼가든: 페퍼가든은 매주 목요일 오후 4시쯤 모여 밴드 회의를 진행한 후 오후 5시부터 합주를 한다. 언제든 합주를 구경하고 싶으신 분들은 놀러 오셔도 무방하다. 연습실은 진주시 상대로 69번길 5-1번지 지하1층에 위치해 있다.

▲ 개전사밴드와 페퍼가든에서 건반을 맡고 있는 유지헌.
-작곡·작사도 하나. 한다면 어떤 식이며 어려움은 없는가.
▲개전사밴드:
보컬로 있는 서승준 씨가 작곡과 작사를 맡아 ‘인생이란’, ‘나잇값 좀 합시다’ 등의 곡을 써서 밴드경연대회 등에서 연주했던 적이 있다.
▲서승준(개전사밴드/보컬): 작곡에 어려움이 있다기보다는 아무래도 페퍼가든 친구들과는 다르게 전문적으로 음악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인 부분에서 애로 사항이 있다. 작사의 경우, 주로 제가 쓰는 편이고 멤버들의 의견을 모아 수정한다.
▲페퍼가든: 리더 김혁진 씨와 건반을 맡고 있는 유지헌 씨가 주로 작곡·작사를 맡는다. 두 사람이 가이드곡 정도의 곡을 만들어오면 멤버들과 함께 연주해보면서 밴드 음악에 적합하게 편곡하고 다듬어서 완성한다.
▲김혁진(페퍼가든/기타): 평소 작업실에 혼자 앉아있다가도 저녁 시간이 되면 혼자 동네를 걸어 다니거나 노트를 들고 진주 곳곳을 다니는 편이다. 걷다가 좋은 말귀가 생각나거나 좋은 음이 떠오르면 필기를 해놓는 편이고 이런 것들을 종합해 작업할 때 활용하곤 한다. 제 곡들은 제가 직접 작사할 때도 있고, 또는 제 곡에 작사가로 자주 참여하는 백인웅 씨의 도움을 받아 같이 만들 때도 있다.
▲유지헌(페퍼가든/건반): 평소에 영화와 독서를 즐기는 편이다. 문학이나 철학 서적을 주로 읽는다. 그러다 영감이 떠오르면 바로 작업한다. 때로는 술 한 잔 하며 음악도 듣고 작업도 한다. 제 곡들은 제가 직접 작사하는 편이다. 시집이나 소설을 보며 감을 높이고 있다.

-대표곡에 대해 소개해달라. 대표곡이라 명명하기 어렵다면, 공연에서 자주 부르는 곡은 무엇인가.
▲개전사밴드:
올해 진주시밴드음악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곡인 Loverboy의 Working For The Weekend와 이정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복면가왕 버전) 같은 곡이 있고, Rock You Like A Hurricane과 같은 하드한 곡이 우리 밴드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다. 밴드의 특성상 대중가요로는 공연하지 않았으나, 향후 7080가요 등 대중가요로도 공연할 의향이 있어서 준비를 하고 있다.
▲페퍼가든: 이승열의 날아(미생 OST), Radiohead의 Creep과 같은 모던록이 대표곡이다. 멤버 유지헌의 곡 Anti-Love도 있다. 김혁진, 유지헌 멤버의 경우 개인적으로 작업을 해 앨범을 낸 적도 있다. 현재 밴드 앨범을 준비 중인데, 완성된 곡은 1곡이며 자작곡들은 2~3곡 정도로 작업 중에 있다. 향후 이 곡들도 대표곡 목록에 추가되면 좋겠다.(웃음)

-대학생 또는 직장인으로서 현재 몸담고 있는 밴드에 어떤 마음·태도로 임하고 있나. 단순히 취미 활동인가, 아니면 프로 밴드라는 의식을 갖고 활동하나.
▲개전사밴드:
단순한 취미로 하고는 있지만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나이는 들어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전혀 식지 않는다.
▲페퍼가든: 한국국제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이거나 휴학한 이들끼리 모여 밴드를 만들었다. 때문에 취미 활동보다는 앞으로 전문적으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행사 참여 등 일반적인 연주 활동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작곡을 만들어 앨범을 내는 등 프로 밴드로 자리 잡으려고 한다. 멤버들 모두 전공자들이다보니 합주는 물론 악기면 악기, 작곡이면 작곡 등 개인 기량을 쌓아가고 있다. 보컬 이성환의 경우처럼 개인 자격으로 공연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대에 서기까지의 과정 중 힘든 점은 없나. 일화가 있다면?
▲개전사밴드:
지난해에 촉석루 안 박물관에 공연을 하러 갔을 때, 입구에서 차 운행이 불가능해서, 입구에서부터 붐비는 사람들을 헤치고 악기나 앰프 같은 장비를 멤버들 모두가 낑낑거리며 옮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많은 관람객들의 운집과 열띤 반응에 힘든 것도 잊고 신나게 연주했다.
▲페퍼가든: 풀 밴드의 특성상 이런저런 장비들이나 악기들을 많이 사용한다. 라이브가 가능한 카페·클럽·바 등에 이들을 옮기는데 하필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아무래도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공연 때마다 관객분들의 반응이 뜨거워서 이런 힘든 것들도 잊게 되는 것 같다.

-계속해서 음악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개전사밴드:
음악이란 것이 하면 할수록 즐겁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음악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등이 계속해서 음악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페퍼가든: 우선 재밌다. 밴드 멤버들과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씩 꼭 모여 합주를 하는데, 처음에는 엉망이던 음악이 서서히 완성돼가는 과정이 재밌다. 또한 공연을 할 때 관객분들이 매우 좋게 들어주시는 등 호응이 좋으면 무대에 올라갔을 때 뜨거운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 우리가 음악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현 시점에서 고민은 무엇인가. 음악적인 고민이든 개인적인 고민이든.
▲개전사밴드:
직장을 다니며 음악을 하려다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한 것이 고민이다.
▲페퍼가든: 밴드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 다빈이가 내년에 현역으로 군 입대 예정이라…. 제일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흑흑.

-앞으로의 계획은?
▲개전사밴드:
기존에 했던 록 음악을 계속해나가면서, 해보지 못한 음악 장르도 추구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전국 밴드경연대회 위주로 도전할 예정이다.
▲페퍼가든: 앞에서도 언급했듯 올해 안에 밴드 앨범을 발매하기 위해 자작곡들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밴드경연대회에도 활발하게 참여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킴봉 레코드:
개전사밴드의 합주실에서 개전사밴드와 페퍼가든이 인연이 되어 이렇게 같이 공연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앨범 제작, 녹음, 공연 기획 및 진행 등의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우리 활동에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윤다정기자

▲ 지난 4월 에나뮤직 오픈마이크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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