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영호남연극제 본래의 취지 희석되지 않기를
기자의 시각-영호남연극제 본래의 취지 희석되지 않기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09 18:2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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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정/문화부 기자

윤다정/문화부 기자-영호남연극제 본래의 취지 희석되지 않기를


안타깝게도 올해 ‘제19회 영호남연극제’는 열리지 못했다.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해 예년과는 다른 형태의 연극제가 진행된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진주·전주·구미·순천 등 4개 도시에서 협업해 진행되었어야 하는 영호남연극제가 올해에는 각자도생했다. 이에 따라 영호남 양 지역으로 진주와 익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개최됐는데, 이마저도 각 다른 이름으로 열렸다.

영호남연극제의 국비 지원 탈락 이유는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영호남연극제 관계자들은 각 지역의 운영 측면, 공연 수준, 공연 수 등에 대한 편차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또한 4개 도시 중 유달리 한 도시와 합이 잘 맞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 관계자는 “영호남연극제를 올해 4개 도시에서 같이 진행하지 않는 만큼, 내년에도 같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영호남연극제가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고능석 영호남연극제 기획실장은 “결정적으로 국비 지원도 끊겨 올해 제19회 영호남연극제가 개최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연극제 내부에서 제기된 ‘무산’, ‘폐지’ 등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표현보다는 각자 다른 색깔로 개최된다고 보아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 보도 이후, 그는 이와 관련해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앞서갔다”, “대박 상품 찾은마냥” 등의 표현을 쓰며 폐지설을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연극협회 구미지부 관계자의 말은 다르다. 그는 “영호남연극제가 무산됐다”, “내년 개최 여부도 불확실하다” 등의 표현을 가감 없이 사용했다. “존폐 위기”를 언급한 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 관계자의 말과 맥을 같이했던 것이다.

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는 영호남연극제와 관련해 전반적인 추진 업무를 맡고 있다. 영호남연극제의 총괄사무국 격인 진주는 도비와 시비가 올해 책정돼 있어 다른 이름으로나마 개최가 가능했지만, 다른 지역의 사정은 달랐다. 국비 지원 중단으로 진행이 배제된 곳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이 가능한 곳의 입장 차이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기자는 고능석 씨의 말마따나 대박 상품을 찾은 것처럼 기사를 쓴 게 아니다. 기자도 조심스러웠고, 그의 우려하는 부탁을 받은 만큼 신중을 기했다. 하지만 기사는 당사자의 이해득실 개인적인 부탁에 치우치기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제19회 영호남연극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뿐 아니라, 수 해 동안 4개 지역에서 협업해 진행돼오던 영호남연극제가 갑자기 다른 형태로 바뀐 데 이어 앞으로의 방향 또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더 많은 구체적인 사실도 전해 들었지만 지역 간 불필요한 갈등이 일까봐 기사에 게재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올해에 제19회 영호남연극제 대신 ‘2018 영호남연극제 IN 진주’ 등으로 지역별로 따로 개최됨에 따라 주최·주관·후원에 예년과 달리 빈자리가 확연한 점도 앞으로 영호남연극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지난해 제18회 영호남연극제는 영호남연극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호남연극제 집행위원회, 한국연극협회 진주·구미·전주·순천지부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진주시, 구미시, 전주시, 순천시가 후원해 이뤄졌다.
반면 올해 2018 영호남연극제 IN 진주는 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가 주최·주관하고 경상남도, 진주시, 한국남동발전이 후원했다.

현 시점에서, 내년 영호남연극제는 지금처럼 따로 개최되거나 참여 지역을 재구성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나쁘면 또다시 무산·폐지가 거론되고 아예 다른 방식으로 개최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최근 영호남연극제 관계자는 따로 개최되더라도 영호남 간 연극 교류는 여전히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예년처럼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래도 함께 개최해왔던 때보다는 그만큼 애로사항이 있기 마련이다.

어쨌든 영호남 지역의 예술적 교류와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연극예술의 활성화 및 지역 간의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열려왔던 영호남연극제의 본래 취지가 희석되지 않기를, 안타까운 사정과는 별개로,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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