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폭염 속 힙합콘서트 “사람 잡을 뻔”
진주 폭염 속 힙합콘서트 “사람 잡을 뻔”
  • 한송학기자
  • 승인 2018.08.15 20:03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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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장시간 대기…공연관람 중 다수 쓰러져

부모들 “주최측 연락안해…책임 물을 것” 공분
주최측 “학생들이 보호자에게 통지 거부” 해명


최근 진주에서 열린 한 힙합 콘서트에서 청소년들이 폭염에 쓰러지는 등의 사고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행사 주최측에서는 학생들이 쓰러지는 등의 사고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 등 허술한 사고 대처로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A기획사에서 주최하고 지역의 한 방송사 주관으로 지난 12일 오후 5시 진주시 초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힙합 콘서트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랩퍼 등 10여명이 출연했다.

문제는 콘서트 입장 과정에서 관람객들이 폭염 속 길게는 1시간 이상 햇볕에 노출되면서 발생했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됐다가 3시간 일정의 공연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탈수증상 등을 호소했으며 쓰러지는 학생들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진행된 공연은 기존 4시부터 입장 예정이었다가 행사 주최측에서는 입장 시간을 30분 앞당겼으며, 1000여명의 관람객은 입장 전까지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줄을 서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연 관람 청소년 등에 따르면 1시간 이상을 바깥에서 대기하다가 공연을 관람했는데 어지러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았으며 일부 청소년들은 쓰러지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이날 응급부스에는 탈수 증상 등으로 8명의 학생들이 응급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8명의 학생들은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실제 공연장 내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이 탈수 현상으로 구토와 어지러움 등으로 제자리에 주저 않는 등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증상이 심각해 응급조치를 받은 학생들에 대해 행사 주최측에서는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아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A중학교 J(13)양은 “3시부터 대기를 했고 4시부터 입장을 했다. 저는 물론이고 같이 간 친구들이 어지러움을 느꼈다”면서 “심각한 친구들은 공연 관람도 못하고 한쪽 구석에 주저앉아 있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은 “공연 도중 눈이 하얗게 뒤집어지는 친구들도 있었다.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모르는 사이지만 서로 물을 나눠 마시기도 했다”며 “입장 대기 시간에는 무더위를 버티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줄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줄을 이탈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는데 학생들이 겁을 먹고 버텨야 했다”고 말했다.

학부모 H씨는 “티켓 가격이 5만원이나 되는데 폭염속에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있으면 생수를 나눠 준다던지 최소한의 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행사 관계자들을 모두 불러 똑같이 바깥에 세워놓고 싶은 심정이다. 폭염속에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행사 관계자는 “4시부터 입장인데 폭염을 감안해 3시 30분부터 입장을 시켰다. 당시 날씨는 구름낀 날씨 였다”며 “응급부스의 학생들은 학부모에게 알리려 해도 학생들이 거부했다”고 변명했다. 한송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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