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타성(惰性)에서 벗어나자
아침을 열며-골프, 타성(惰性)에서 벗어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19 18:05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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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타성(惰性)에서 벗어나자


우리는 살면서 타성(惰性)에 젖기 쉽다. 타성(惰性)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동작이나 경험으로 굳어진 버릇 혹은 태도를 말한다. 따라서 타성에서 벗어난다는 뜻은 이러한 굳어진 버릇 혹은 태도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골프 연습이나 경기에서도 타성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나 골퍼(golfer)들은 자신만의 타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서의 타성이란 자신의 운동 경험으로부터 위험이나 불안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흔히 골프에선 이것을 자신만의 ‘루틴(routine)’이라고도 한다.

먼저 평상시 연습에서도 이러한 타성에서 벗어나야 자신의 골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누가 정해주지도 않은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도 이미 자신의 연습법에는 타성에 젖어있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습장에 도착하자마자 준비운동도 없이 골프채를 들고 애꿎은 골프공만 때리고 있다. 어렵게 낸 시간이 아깝겠지만 지킬 것은 지켜야 골프가 늘고 부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골프가 날마다 새로워진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초보자든 중·고수자든 연습장에 도착하면 가장 짧은 채인 웨지(wedge)부터 시작해서 가장 긴 채인 드라이브(drive)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타성으로 연습을 끝낸다. 프로를 지망하는 연습생조차도 이것을 연습의 정도(正道)라고 생각하고 믿고 따르고 있다. 그러므로 당장 오늘부터라도 이런 타성에서 좀 벗어나서 자신이 부족하거나 문제있는 샷을 먼저 연습하는 것도 연습장에서의 타성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연습의 시작으로 몸이 다 풀린 다음에는 문제있는 샷이든, 어떤 샷을 해도 십중팔구(十中八九) 어느 정도 공이 맞아서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기에 자신의 결함이 감춰져 있기에 자신은 이미 만족함을 느끼면서 연습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는 만족감 속에 감춰진 기량(技倆)은 향상된 것이 아니라 잠시 향상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런 착각과 타성에서도 벗어나야 골프가 행복해진다.

실제 라운드에서도 타성에서 벗어나보자. 대부분의 라운드에 나가는 골퍼들은 라운드 시작 전 20~30분 전에 혹은 더 다급하게 골프장에 도착해서 부리나케 라운드를 시작한다. 그러니 3~4홀까지는 공이 제대로 맞을 리가 없다. 그러면서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았니, 적응이 안 되었니 심지어는 캐디나 동반자가 어떻다느니 별의별 핑곗거리를 찾는다. 당장 오늘부터는 지금까지의 타성에서 벗어나 라운드 시작 전 최소 30분 전 도착하여 퍼팅 연습과 여유있게 커피 한잔을 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한다. 더 여유가 있다면 라운드가 있는 아침에는 조금이라도 연습장에서 채를 휘둘러보고 오는 것도 타성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다. 이왕이면 좀 더 여유있게 라운드를 시작하면 한층 골프가 행복해진다. 또한 라운드를 임하는 마음가짐에서도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골프는 경쟁적인 스포츠이긴 하지만 동호인은 물론 선수들에 있어서도 ‘최고의 골프 라운드는 동반자 모두가 최고의 성적을 냈을 때’임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면 라운드를 임하는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반자가 공을 잘 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하는 마음이 서로의 골프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타당 1000원 정도의 작은 내기(bet)라도 하게 되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보다 경쟁적인 마음으로 분위기가 꽤나 험악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2~30년을 쳤다고 해도 어렵다는 골프라는 생소한 운동에서 오래되고 고질적인 습관이나 태도를 버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타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생각과 태도를 달리할 수 있다면 골프는 매일 새로워지고 행복해진다. 이 또한 타성에서 벗어나는 즐거움이다. 이런 즐거움은 늘 우리 곁에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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